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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어김없이 세이프코 필드 우익수 자리에 섰다. 하지만 유니폼은 시애틀이 아닌 양키스 유니폼이다. 등번호도 오릭스와 시애틀에서 달았던 51번이 아닌 31번이다.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가 트레이드가 발표된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양키스 데뷔전을 치렀다. 이치로는 24일(이하 한국시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8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이날 이치로가 상대한 시애틀은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이 11년 이상 몸 담았던 팀이다. 트레이드를 실시한 양 팀이 맞붙는 관계로 양키스 데뷔전 상대가 공교롭게 시애틀이 됐다. 더욱이 구장 역시 양키스타디움이 아닌 자신의 홈구장이었던 세이프코 필드였다. 이치로로서는 묘한 감정이 교차할 수 밖에 없었다.
1회말 수비를 위해 이치로가 우익수 수비를 위해 외야로 향했다. 그러자 우익수쪽 외야석에 있던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전날까지 응원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선수를 떠나 보냈다. 이치로 역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타석에서도 마찬가지. 3회초 첫 타석에 들어서자 이번에는 내야에 있는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간혹 야유가 들리기도 했지만 함성이 더욱 컸다. 이치로도 헬멧을 벗고 정중히 시애틀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한 팬은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사요나라 스즈키'란 문구를 적어오기도 했다.
양키스 데뷔 안타는 첫 타석에서 터졌다. 3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이치로는 시애틀 선발 케빈 밀우드의 93마일(약 150km)짜리 투심패스트볼을 공략, 중전안타를 때렸다. 이치로는 이어 러셀 마틴 타석 때 2루까지 훔치며 양키스 첫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시즌 16호.
이후 세 타석은 범타로 물러났다. 4회초 1사 1, 2루에서는 2루수 뜬공을 기록했으며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는 비교적 잘 맞은 타구를 때렸지만 1루수 땅볼이 됐다.
마지막 타석은 9회초 선두타자로 들어섰다. 바뀐 투수 조시 키니와 만난 이치로는 7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2루수 직선타로 끝나며 멀티히트에는 실패했다. 시즌 타율은 .261를 유지했다.
하루만에 바뀐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른 이치로. "환경을 바꿔 자극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본인의 바람대로 이치로가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 번 예전 위력을 선보일 수 있을까.
한편, 양키스는 선발 구로다 히로키의 7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실점 호투 속에 시애틀에 4-1로 승리, 4연패에서 벗어났다.
[양키스 데뷔전을 가진 스즈키 이치로. 사진=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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