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차태현이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차태현은 조선시대 금보다 귀한 얼음을 놓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서빙고를 터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 제작 두타연 AD406 배급 NEW)에서 천재적인 지략가 덕무 역으로 변신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얼음을 훔치는 이야기를 그린 만큼 3만정에 이르는 얼음으로 시각적인 시원함을 안기고, 눈이 내리는 겨울 신으로 한여름 더위를 누그러뜨린다.
영화 초반 차태현을 쫓는 오지호의 추격신은 박진감 있게 그려지다가도 의외의 설정으로 웃음보를 자극한다. 다른 배우였다면 작위적으로 보였을 법한 설정들도 차태현이 연기하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의 깨알 대사도 영화 속 웃음의 큰 축이다. 엉덩이가 노출되자 "수치스럽소이다"라고 말하거나 말끝마다 오지호를 "처남"이라고 칭하는 장면 등은 자칫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차태현이라는 배우와 만나 코미디로 재탄생됐다.
양갈래 머리의 청나라 유학파 도굴 전문가 고창석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복병이다. 차태현의 코미디를 예상하고 들어온 관객들이라면 허를 찌르는 고창석의 코믹 연기에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름만으로 웃음을 보장하는 배우 성동일, 우직한 남성미를 발산하는 오지호, 작품 속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신정근, 변장의 달인으로 출연해 팔색조 매력을 선보이는 송종호, 적은 대사임에도 시선을 사로잡는 김길동, 등장만으로도 스크린을 화사하게 물들이는 민효린, 조선시대 섹시미녀 이채영, 성인배우 못지않은 존재감을 선보이는 천보근과 김향기가 합세해 조선판 어벤져스를 완성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러닝타임 121분 동안 소소한 재미를 안기며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85억의 제작비가 한 장면에서 빵 터지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차태현의 첫 사극 역시 웃음기 가득하다. 12세 이상 관람가. 내달 9일 개봉.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틸컷. 사진 = NEW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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