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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승자 없이 끝난 멕시코전에서 가장 빛난 태극전사는 기성용(23·셀틱)이었다.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서 열린 멕시코와의 2012 런던올림픽 B조 본선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경기 초반 멕시코의 거센 압박에 고전했다. 하지만 홍명보호의 중심 기성용의 활약에 힘입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4-2-3-1 포메이션의 ‘2’에서 박종우(23·부산)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기성용은 공수를 넘나들며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기성용은 전방에서 고립된 구자철을 대신해 한국의 중원을 컨트롤했다. 기성용은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멕시코와 맞서 싸웠다. 칼날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인 동시에 4백 수비의 1차 저지선 역할도 도맡았다.
기성용은 돋보였던 이유는, 멕시코와의 중원 싸움이 매우 치열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압박과 압박의 대결이었다. 한국과 멕시코 모두 상대의 압박을 탈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기성용이 포진한 중원에선 잠시도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 볼을 잡고 주춤하면 볼을 빼앗기기 일쑤였다.
그 과정에서 ‘유럽파’ 기성용의 존재감은 빛났다. 186cm의 탄탄한 하드웨어를 자랑하는 기성용은 몸을 사리지 않았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공중볼을 따냈고, 거침없는 태클을 날렸다. 파울 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위험 지역에선 지능적으로 상대의 볼을 따냈고, 그렇지 않은 곳에선 과감하게 파울을 시도했다.
공격 본능도 발휘했다. 후반 10분 기성용은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연결해준 볼을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다. 반박자 빠른 타이밍과 정확한 임팩트로 멕시코 수비의 허를 찔렀다. 멕시코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세네갈전의 캐논 슈팅이 재현될 수도 있었다.
멕시코전은 두 개의 추가 균형을 이룬 경기였다. 팽팽했던 승부가 90분 내내 이어졌던 이유다. 물론 그 균형은 깨질 수도 있었다. 한국은 구자철이 기회를 놓쳤고, 멕시코는 히메네스가 땅을 쳤다. 하지만 멕시코를 상대로 진짜 균형의 추를 맞춘 건 전쟁 같았던 중원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기성용의 플레이였다.
[기성용. 사진 = 뉴캐슬(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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