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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 남자양궁이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드 크리켓 그라운드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양궁 단체전 준결승전서 219-224로 패배했다. 3,4위전서 멕시코에 224-219로 승리했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일궈냈던 올림픽 4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한국 양궁은 세계최강이다. 그러나 남자 양궁은 올림픽 금메달을 많이 따내지 못했다. 개인전서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 양궁이 시작된 이후 아직 단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 에서 박성수가 은메달,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정재헌이 은메달,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에서 오교문이 동메달을 딴 뒤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선 단 1명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경모가 은메달을 딴 것이 16년만의 개인전 은메달이었다.
이런 가운데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단체전이 신설돼 우승을 차지한 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서 연이어 우승하며 선수들의 고른 기량이 관건인 단체전만큼은 정상의 자리를 수성해왔다. 적어도 선수층의 깊이와 질에선 세계최강이란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에선 단체전 준결승전서 올림픽 4연패가 좌절됐다. 상대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전서 한국에 251-249로 뼈아픈 패배를 안기며 우승을 차지했던 전례가 있다. 미국은 이후에도 시드니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을 따내며 세계양궁의 강호로 군림했다. 특히 브래디 앨리슨은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을 만큼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
미국은 이기석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한국의 3-4위전 제물이 된 멕시코도 한국인 이웅 감독이 지휘봉을 15년째 잡고 있다. 한국인 양궁 지도자의 해외 수출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국 양궁의 기술은 이미 세계로 스며들었다. 이에 한국도 몇 년 전부터 야구장 소음 훈련, 비바람 속에서의 훈련, 공동묘지 훈련 등을 통해 담력과 집중력을 강화하는 훈련으로 세계 정상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지난 27일 런던올림픽 랭킹 라운드에서 임동현이 699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열매를 얻었다. 비록 개인전 1위 결선 진출 이상의 의미는 없었으나 상당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남자대표팀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아졌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순간의 실수와 집중력 부족으로 승패가 갈리는 특성상 막상 결선에서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결국 한국은 단체전 준결승전서 몇 차례 8점을 쏘며 승부처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예전엔 다른 나라들이 한국과 팽팽한 승부를 펼치더라도 먼저 무너졌지만, 이젠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미국, 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강호들이 정확한 슈팅 감각을 뽐내며 오히려 한국을 몰아치는 모습은 전혀 낯설지 않다.
한국은 값진 동메달을 땄다. 세계 3위도 좋은 기록이다.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3,4위전서 멕시코 세라노가 경기 초반부터 5점을 쏘자 부담을 던 한국 선수들은 자신들이 가진 기량을 100% 발휘하며 완승했다. 이는 곧 정상급인 한국 선수들도 언제든지 세라노처럼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은 앞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릴 획기적인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게 숙제로 남았다.
[남자양궁대표팀. 왼쪽부터 김법민 오진혁 임동현.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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