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오심의 희생양이 된 신아람(26·계룡시청)이 피스트에 앉아 통탄의 눈물을 쏟아냈다.
신아람은 31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 1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4강전에 출전해 억울한 패배를 맛봤다.
4강에 올라 2008년 베이징 금메달리스트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을 상대로 팽팽한 접전을 펼쳤고 연장전에 돌입, 승리를 눈 앞에 둔 듯했다.
하지만 연장 종료 1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세 번의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신아람의 시간은 흐르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 결과 1초가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세 차례 경기가 재개되고 마지막 하이데만의 공격이 적중될 때까지 계속 1초라는 시간 안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심판의 오판에 한국의 심재성 코치가 강력 항의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판진은 긴급 회의 끝에 신아람의 패배를 선언했다.
신아람은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지는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눈물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4년 간의 노력이 잘못된 판정으로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3-4위전에 출전한 신아람은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관중들의 응원 속에서도 직전 오심에 대한 심리적 부담끝에 순위지에(중국)와 맞붙어 안타깝게 패했다.
외신은 신아름과 하이데만의 경기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가장 논쟁거리가 될 사건", "황당한 판정이 오점으로 남았다" 등의 평가를 내놨다.
이번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신아름의 시간은 거꾸로 흘렀다. 0초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 시간은 마치 1시간을 향해 달려가듯 길어지기만 했다.
영화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속 브래드 피트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이번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해 영원 같은 1초 속에 갇혀 있어야만 했던 신아름의 시간 역시 거꾸로 흘렀다.
[신아람. 사진=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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