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정치적 이용 목적, 엄청난 포상제도로 선수들 자극
북한의 거침없는 금메달 행보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은 4일 오전 현재, 금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로 종합 순위(금메달 수 기준)에서 8위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북한 돌풍에는 북한만의 특별상(?) 포상제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일본에서 보도됐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는 북한의 특권계급에 준하는 신분 상승과 대우를 누릴 수 있는데 이것이 선수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좋지 못한 성적에는 책임도 따라 '잘못하면, 탄광행 열차를 탈 수 있다'는 공포 심리가 선수들에게 크게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북한의 올림픽 금메달 수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4개를 획득한 것이 최대 기록이었다. 이번 대회에도 11종목 56명이 참가했지만, 세계 각국의 주요 언론은 북한이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어놓고 보니, 북한의 메달 러쉬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역도에서 금메달이 쏟아지고 있다. 역도 남자 56kg급과 62kg급를 비롯해 여자 69kg급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역도에서는 세계 신기록과 올림픽 신기록까지 수립했다.
또한, 유도 여자 52kg급에서는 안금애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해, 현재까지 4개의 금메달로 종합순위(금메달 수 기준) 8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북한의 김은국 선수 © 조선중앙통신북한 돌풍의 배경으로 영재 교육을 먼저 들지 않을 수 없다. 북한에서 스포츠는, 육체단련의 방편이자 군사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북한의 스포츠 정책은 정부기관인 '체육지도위원회'가 통괄한다.
능력 있는 아이들을 선발해 각지의 청소년 체육학교에서 영재교육을 받게 하고, 이후에는 군이 운영하는 직업체육단체 등에 소속돼 올림픽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의 합숙 생활은 고통스럽다. 유도여자 52kg급에서 안금애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자 조선중앙통신에서 그녀의 모친을 인터뷰한 장면이 나왔는데 "20년간 집에도 돌아오지 못했고, 다른 여자처럼 화장도 하지 않았지만, 훈련을 거듭한 결과 금메달을 획득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고통이 큰 만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영광이 주어진다. 북한은 금메달리스트에게 '인민체육인', '공화국영웅' 등의 특별한 호칭을 부여하는데 '인민체육인'이 되면 고급 아파트와 승용차는 물론, 특권계급인 조선노동당 간부와 같은 대우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유도 여자에서 세계 최강에 군림하던 일본의 다니 료코 선수를 누른 계순희 선수나 1999년 세계육상 여자 마라톤에서 우승한 장손옥 선수가 이 같은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실패에는 용서가 없다. 북한 축구 대표는 1993년 월드컵 예선 이후 1998년까지 국제무대에서 모습을 감춘 적이 있다. 예선에서 일본과 한국에 크게 패배한 것에 김정일 위원장이 격노했고 그 뒤 선수와 코치가 공장이나 탄광으로 보내져 대외 경기를 할 수 없었다는 기사가 당시 나온 적도 있다.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일본의 다니 선수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한 계순희 선수 © 국제유도연맹이처럼 북한이 스포츠에 크게 집착하는 이유는 북한 내 체제 강화와 지도자의 위신 세우기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벌써 북한 언론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눈부신 성과디", "일부의 편견과 예상을 뒤엎었다"며 이번 런던올림픽에서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선수의 가족이나 시민의 소감을 통해 고 김정일, 김정은에 감사와 찬사의 목소리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게다가 북한에 있어 이번 올림픽은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과 겹치는 특별한 대회이기도 해 예년보다 많은 공을 들였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가 발행하는 조선신보에 따르면, 평양에서 출전 선수가 모인 자리에 나타난 김정은 위원장이, 하나하나 체크하며 신경을 쓴 선물을 선수들에 직접 전달했다고 한다.
북한의 런던올림픽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 지도 이번 올림픽의 재미요소이지만, 그 배경에 북한의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은 개운치 못한 뒷맛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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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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