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런던(영국) 고동현 기자] 외로운 싸움이었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핸드볼 여자 4강전에서 노르웨이에게 25-31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핸드볼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 중 하나에 불과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국내 경기에서는 만원 관중을 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서와 달리 이날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가득 들어찬 관중석에서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 본 관중은 1만 2천명에 이르렀다. 4강을 맞아 핸드볼 아레나가 아닌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대표팀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강재원 감독이 경기 후 "선수들이 이러한 많은 관중 속에서 뛰어본 적이 없다. 기술적인 면보다 경험에서 졌다"고 밝힐 정도였다.
더욱 큰 문제는 대부분의 관중들이 노르웨이 응원단이었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국기는 관중석 어디를 보더라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태극기는 눈에 거의 띄지 않았다.
함성소리 역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위축시킬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였다. 노르웨이 관중들은 노르웨이가 골을 넣을 때마다 커다란 함성을 질렀다. 경기장에 있는 자원봉사자가 깜짝 놀랄 정도였다. 여기에 노르웨이에게 2분간 퇴장이 내려질 때에는 심판을 향한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경기 자체를 보더라도 주축인 김온아가 빠져 있으며 이날 경기 도중 심해인까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더욱이 상대는 세계 최강 중 한 팀인 노르웨이였기에 모든게 쉽지 않은 상황. 여기에 주변환경은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한 때 6점차로 뒤져있던 경기를 1점차까지 좁히며 경기장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예선전에서의 극적인 무승부를 재현하지 못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을 이기며 끝까지 싸웠기에 그들의 외로움은 더욱 아름다웠다. 이제 우생순은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향해 뛴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첫 번째 사진), 경기장 관중석 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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