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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수식어가 필요없다. 지존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또 금메달을 수확했다. 볼트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승전서 19초3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요한 블레이크, 워렌 웨이어(자메이카), 웰러스 스페어먼(미국) 등이 그의 독주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볼트는 원래 200m가 주종목이다. 어린 시절부터 200m를 하다 성인선수로 거듭나 우연히 접한 100m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에 비해 2011년 대구세계육상대회 부정출발 실격여파로 확실히 스타트에선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이 보인다. 아무래도 200m는 100m보다 스타트의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200m 결승전서 심적인 편안함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볼트에게 200m 우승은 100m보다 상대적으로 더 쉬웠을지도 모른다. 레이스 막판 블레이크와 웨이어의 맹추격이 돋보였지만, 볼트의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는 아무도 따라올 선수가 없었다. 100m에서 스타트가 다른 선수들보다 약간 늦었음에도 중반 이후 승부를 뒤집어버렸다.
다만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그에게 아쉬운 건 끝내 그의 발 끝에서 세계기록이 쓰여지지 않았다는 것. 400m 계주 출전을 앞두고 있지만, 아무래도 개인종목이 아니다 보니 1인이 갖는 기록으로서의 가치는 100m, 200m보다 약간 떨어진다. 100m에서 9초 63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깬 것이 그의 유일한 기록 경신으로 남게 됐다. 물론, 100m(9초 58)와 200m(19초 19) 모두 세계기록은 볼트가 갖고 있다.
이번 런던올림픽 직전 볼트는 부상설에 시달렸다. 그러나 두 대회 연속 2관왕을 해내며 이러한 의혹에선 확실히 벗어났다. 이젠 세계기록을 조준할 때다. 어차피 현존하는 스프린터 중 그의 능력을 넘어서는 선수는 없다. 볼트가 ‘번개’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세계기록 경신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
육상 전문가들은 볼트가 최상의 컨디션에서 역주를 할 경우 100m 9초 5대 기록을 깰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200m에선 19초대 초반 혹은 가속도가 붙을 경우 꿈의 18초대 진입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그의 나이는 올해로 26세. 4년 뒤엔 서른이 돼 신체적으론 최상의 스피드를 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극복할 수도 있다. 꼭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당장 내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서의 기록 경신이 기대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 가지 놀랍고 궁금한 사실. 볼트는 100m이든 200m이든, 레이스 막판 10m 정도를 남겨두곤 조금씩 속도를 늦추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1위를 하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만약 그가 그 10m 정도에서도 전속력을 다해서 뛴다면 100m와 200m의 세계기록은 과연 어디까지 줄어들 수 있을까. 혹시 스포츠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결과를 뒤엎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볼트라면 어렵지 않아 보인다.
[우사인 볼트. 사진 = gettyimage/멀티비츠]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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