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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SBS 수목드라마 ‘유령’(극본 김은희 연출 김형식 박신우)이 9일 막을 내렸다.
‘유령’ 최종회에서 박기영(김우현/소지섭)은 조현민(엄기준)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이용해 남상원(권태원) 살인혐의를 벗자 그가 대형팀을 통해 수집한 정재계 및 고위층들의 치부가 담긴 ‘조현민 엑스파일’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이에 그들은 조현민을 등졌고 그는 검찰소환을 피해 힐리스 타워 1102호로 피신했다. 하지만 신효정(이솜)이 스타일리스트에게 건넨 디지털카메라를 분석해 조현민이 그녀의 옆집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낸 박기영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기영은 조현민에게 신효정의 휴대폰을 건네며 신효정의 임신사실을 알렸고 신효정의 휴대폰에서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본 조현민은 사랑하는 여인과 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는 죄책감에 아파트에서 투신. 신효정과 똑같은 모습으로 생을 마감했다.
‘유령’에서는 1인2역을 완벽히 소화해낸 소지섭과 첫 브라운관 나들이로 시청자들에게 미친 존재감을 각인시킨 사이버1팀장 곽도원,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자들을 철저히 응징하는 악인 엄기준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4회에 첫 등장한 엄기준은 방송 말미 단 30초만 출연했음에도 짧지만 강한 인상을 뿜어내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샀다. 그는 ‘유령’에서 세강그룹 회장이자 아버지 조경문(전인택)의 복수를 위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 목숨을 해하는 조현민을 연기했다.
조현민의 부친인 2대 세강그룹 회장 조경문은 전직 대통령에게 1천억이 넘는 불법정치자금을 건넨 누명을 쓰고 공판 도중 자살을 했다. 이는 작은 아버지이자 3대 회장인 조경신(명계남)의 음모.
순수 청년이었던 조현민은 아버지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독주를 마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이 되었다.
조현민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은 사람들을 회유 또는 협박하기 위해 자회사인 세이프텍의 백신으로 민간인을 사찰해왔다. 또한 거대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이 사회에서 사람은 프로그램을 이루는 0과 1 두 가지 숫자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자신에게 필요 없는 사람은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파일을 삭제하듯 살해해왔다.
조현민은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마라. 자신을 제외하곤 그 누구도 믿어선 안 된다. 이용이 끝나면 가차 없이 폐기처분 한다”는 아버지의 말을 되새기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던 냉혈한이었지만 사랑했던 여인인 신효정을 죽이고는 사람다운 감정을 드러냈다. 심지어는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복수는 물론 자신의 삶까지 스스로 놓았다.
엄기준은 ‘유령’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뒤에 숨겨진 살인본능. 악마가 되기 전 순수 청년의 모습과 피의 복수를 하면서도 한 여자를 사랑했고 그 때문에 목숨을 끊은 면면을 보였다.
캐릭터의 변화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스토리 때문에 자칫 어색할 수 도 있었던 조현민이었지만 엄기준은 다양하고도 섬세한 내면연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해 냈다. 그로인해 악역 조민을 더욱 빛나게 한 것은 물론 상대 배우들을 돋보이게 했으며 극에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또한 전작인 영화 ‘파괴된 사나이’의 사이코패스와는 또 다른 악역 캐릭터를 완성시켜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1995년 연극 ‘리처드3세’로 데뷔한 엄기준은 2006년 KBS 2TV 드라마시티 ‘누가 사랑했을까’를 통해 브라운관으로 무대를 옮긴 이후 MBC ‘김치치즈스마일’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 ‘드림하이’ SBS ‘여인의 향기’ 등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으며 매 작품마다 다양한 캐릭터를 그만의 스타일로 녹여냈다.
엄기준은 오는 24일 뮤지컬 ‘잭더리퍼’ 공연을 끝으로 영화 ‘이야기’ 촬영에 돌입하며 ‘유령’ 후속으로는 (Fx) 설리, 샤이니 민호가 출연하는 ‘아름다운 그대에게’가 전파를 탄다. 방송은 15일.
[‘유령’ 조현민 캐릭터를 완벽히 연기한 엄기준. 사진 = SBS ‘유령’ 방송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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