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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홍명보호의 인생이 걸린 역대급 경기다. 과장이 아니다. 이번 한일전 결과가 줄 후폭풍은 상상 그 이상이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3시45분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3-4위전)을 치른다. 외나무다리 승부다. 승자는 메달을 갖고 패자는 빈손으로 런던을 떠나야 한다. 그 뿐만 아니다. 한국에겐 병역특례라는 절대 놓칠 수 없는 ‘로또’도 주어진다. 역사상 가장 치열한 한일전이 축구종가 영국에서 펼쳐진다.
축구에서 전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원톱과 투톱, 3백과 4백을 논하는 이유다. 스페인의 우승으로 끝난 유로2012에선 ‘제로톱’이 대회를 지배한 핵심 전술로 관심을 모았다. 11대11로 펼쳐지는 숫자싸움에서 전술은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한일전은 조금 다르다. 역사적인 특수성 때문에 한일전은 오래전부터 정신이 전술을 지배하는 경기였다. 투혼의 한국이 일본과의 역대전적에서 40승22무13패로 앞선 것도 그 때문이다. 오죽하면, 과거 박지성(퀸즈파크 레인저스)이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일전에 지면 바다에 빠지라는 말을 듣곤 한다. 한일전은 그만큼 우리에게 큰 경기다”고 말했겠는가.
한국과 일본 모두 체력적으로 힘든 경기다. 특히 개최국 영국과 8강전서 승부차기까지 치른 한국은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여기에 정성룡(수원)과 김창수(부산)의 출전도 불투명하다. 객관적인 상황은 일본이 조금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단순한 수치와 예상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한일전의 키포인트는 ‘정신력(멘탈)’이다.
일본의 세키즈카 다카시 감독도 정신력이 한일전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다”며 “한국과의 경기는 정신력으로 버텨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력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다. 이점에서 한국은 일본을 앞선다. 현 시점에서 한국보다 완벽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팀은 없다. 한국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세계대회서 병역특례를 받을 기회를 잡았다. 이는 홍명보호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민감한 사항인 탓에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것을 부정하긴 어렵다.
반면 일본은 복수를 꿈꾼다. 2008년 17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 완패와 2010년 19세 이하 선수권대회 8강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이를 갈고 있다. 실제로 일본 공격수 나가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4년 전 굴욕을 갚아줄 때가 왔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너무도 일반적인 동기부여다. 일본은 군대가 주는 공포를 알지 못한다.
[사진 = 카디프(웨일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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