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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손연재가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로 썼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예선서 후프-볼-곤봉-리본 합계 110.300점으로 전체 6위에 올랐다. 이로써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의 올림픽 두 번째 출전에서 결선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인 최초 올림픽 리듬체조 결선 진출이다.
리듬체조는 전통적으로 유럽이 강세다. 특히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의 전략 종목이다. 일단 신체적으로 늘씬하고 유연한 선수가 많다. 여기에다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체조스쿨을 통해 수많은 유망주를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육성한다. 반면 동양인은 신체적인 점에서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리듬체조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기관도 없고 인프라 기반도 약하다.
한국 국민들에게 리듬체조를 알려준 선수는 신수지다. 신수지는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인 역사상 처음으로 리듬체조 예선에 참가해 12위를 기록했다.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후 손연재가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첫 올림픽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손연재는 어릴 때부터 리듬체조를 했다. 2010년 시니어무대에 입문했고, 2011년 몽펠리에 세계선수권대회서 개인종합 11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피나는 훈련을 거듭했다. 아침에만 정상인의 식사를 하고 점심과 저녁은 소량의 샐러드나 과일만 섭취했다.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날렵해야 하는 리듬체조 선수의 특성상 체중 증가는 독이다. 독하게 운동하면서 식욕은 억제한다.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족한 경험은 국제대회를 거듭하면서 메워나갔다. 성과도 있었다. 5월 말 펜자월드컵에서 후프 동메달, 6월 초 소피아월드컵에서 리본 동메달, 타슈켄트 월드컵 개인종합 5위, 민스크 월드컵 개인종합 9위를 차지하며 조금씩 세계와의 격차를 좁혀나갔다. 해외에서 해외로 이동하며 강행군을 펼쳐나가면서도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았고, 마침내 런던올림픽 예선 6위로 상위 10명에게만 주어지는 결선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리듬체조는 대표적인 ‘선진국형 스포츠’다. 이는 곧 투자와 인프라 등에서 많은 지원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은 스포츠 강국이지만, 그동안 선진국형 스포츠에는 부진했다. 하지만 수영의 박태환과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에 이어 리듬체조에서도 자랑할 만한 선수를 내놓았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다. 아직 손연재는 박태환과 김연아처럼 세계 최정상급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리듬체조 불모지의 한계를 뚫고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고무적이다.
결선에서 어떤 성적을 내든, 이미 손연재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 리듬체조와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우린 그녀의 도전에 언제든 박수를 쳐줄 준비가 돼있다.
[손연재. 사진 = 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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