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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주영이...참 가슴이 뭉클했다."
차범근 SBS 축구 해설위원이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을 꺾고 첫 메달을 획득하자,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승리의 감격과 함께 특히 선제골의 주역 박주영 선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차 해설위원은 "오늘 경기는 정말 꼭 이겨야 하는 이유가 정말 많은 경기였다. 그래서 이기리라 믿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가장 걱정했던 경기는 동메달 결정전이 아니라 영국전이었다. '이 산만 넘으면 되는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정말 무거웠다. 아마 11시가 조금 넘은 늦은 시간이었을 거다. 올림픽팀의 박건하 코치와 통화를 했다. 마음이 조용해지질 않았다. 사실 감독이 있기 때문에 그러면 안되는데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되서 기성용, 구자철, 그리고 박주영이하고 차례로 통화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차 위원은 선수들에게 "기죽지 말고 영국을 이겨서 우리 국민들을 놀라게 해주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용이와 자철이가 자신감에 꽉 차 있으니까 큰 걱정이 아니었는데, 주영이는 더 잘할수 있는데..하는 안타까움이 컸고 '수원감독을 할때 네가 가장 무서웠다. 그렇게만 하면 된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또 내성적인 성격의 박주영에게 자신감을 찾아주고자 칭찬도 많이 했줬다고 했다.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어서 부정적인 언론과 부딪히다보니 더욱 소극적이고 폐쇄적이게 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는 마음도 전했다.
차 위원은 "참 더 잘할수 있는 정말 좋은 선수인데 아직 모든걸 다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오늘 주영이가 골을 넣었을때 정말 후련했다. 이 경기로 팬들과 언론과 주영이 사이의 매듭이 주금 느슨해질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좋은 선수는 팬들의 격려와 사랑이 만들어 낸다. 물론 주영이도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놨으니 좀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팬들과 더 많이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랑한다 이놈아"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구자철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자철이는 정말 최고다. (차)두리한테 너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정말 이런 상황을 주장으로서 근사하게 끌고가는걸 보니 왜 두리가 너 칭찬을 그렇게 했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지동원에 대해서도 "누구하나 아쉬운 선수가 없지만 너를 칭찬하지 않을수 없다. 주영이가 흔들릴 때 너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너의 한 방이 없었다면 그 산을 넘기 어려웠다"고 평했다.
이 외에도 올림픽 내내 맹활약한 선수들을 한 명 한 명 거론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나눴다. 끝으로 차 위원은 함께 축구 중계를 맡았던 배성재 캐스터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차 위원은 "배성재는 젊고 머리가 좋아서 그럴 필요가 없을텐데도 올림픽 내내 나와 똑같이 준비하고 분석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SBS 중계의 수훈 갑이다"며 "올림픽에서 우리팀은 스위스, 영국, 일본 이렇게 3경기를 이겼다. SBS 가 중계한 3경기만 이긴 것이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한편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11일 오전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2-0으로 완파, 올림픽 출전 64년만에 첫 메달을 획득했다.
[박주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한 차범근 해설위원. 사진 = 카디프(웨일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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