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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마지막은 여러모로 아쉽다. 메달을 따내지 못한 선수는 오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아쉬움을, 메달을 따낸 선수는 절정에 오른 기량을 한 번 더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을 보는 이들에게 남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 참가했다. 가장 기대를 모은 것은 올림픽 3연속 메달에 도전하는 장미란이었다. 장미란은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에 금메달에 이어 런던에서 올림픽 3회 연속 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했다.
장미란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대신 메달보다 값진 감동을 줬다. 오랜 선수생활로 인한 부상과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온 몸에 성한 곳이 없었던 장미란이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은 베이징에서 따낸 금메달의 감동 못지않았다.
반면 자신의 마지막을 어느때보다 화려하게 장식한 선수들도 있었다. 유도 남자 90kg 이하급의 송대남은 이번 대회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서른 넷의 노장이었지만 송대남은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었다. 숱한 역경을 의지로 이겨낸 송대남은 결국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을 만들었다.
이외에도 한국 스포츠의 노장들은 저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노력으로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기념했다. 남자 탁구 대표팀의 노장 3인방(유승민, 오상은, 주세혁)은 단체전에서 만리장성을 넘지는 못했지만 금메달만큼이나 값진 은메달로 모두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단식 정상에 올랐던 유승민은 올림픽 3회 연속 메달이라는 진기록도 달성했다.
배드민턴의 정재성도 재도전 끝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용대와 짝을 이뤄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정재성은 예선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최강 복식조에 어울리지 않는 결과였다. 절치부심한 끝에 재도전을 결심한 정재성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나선 두 번째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냈다. 준결승에서는 아쉽게 패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정재성은 7년간 호흡을 맞춰온 이용대와 함께 시상대에서 웃을 수 있었다.
유도 대표팀의 맏형 황희태, 한국 배드민턴 남자 단식의 에이스 이현일, 여자 탁구의 대들보 김경아,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에 나선 태권도의 이인종은 모두 동메달 결정전(김경아는 단체전)에서 패했지만, 장미란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메달은 없었지만,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감동이 남았다.
[장미란-송대남-남자 탁구 대표팀. 사진 = 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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