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K리거들이 ‘아프리카 챔피언’ 잠비아를 격파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의미 있는 실험은 제법 많은 소득을 최강희 감독에게 안겨줬다.
한국은 15일 오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100% K리거들로 구성된 대표팀은 혼자서 두 골을 터트린 이근호(울산)의 활약에 힘입어 2012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챔피언을 제압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6606여명의 팬들은 한국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 투톱에서 측면을 얻다
최강희 감독은 잠비아전서 투톱 시스템을 가동했다. 원톱에 최적화된 이동국(전북)의 파트너로 장신의 김신욱(울산)을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는 공격수의 1순위 목표인 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또한 역습시 발이 느렸고 서로간의 위치가 중복됐다. 물론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한 번에 최고의 궁합을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투톱의 효과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바로 측면이다. 최강희 감독은 좌우 날개로 이근호와 김형범(대전)을 택했다. 스타일이 전혀 다른 두 선수다. 이근호는 빠른 발을 무기로 돌파가 주특기며, 김형범은 돌파보다 크로스를 주무기다.
이는 생각보다 괜찮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근호는 최전방의 투톱이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와 경합할 때 빈 공간을 찾아 상대의 허점을 노렸다. 선제 헤딩골 장면이 대표적이다. 김형범은 크로스를 통해 이동국과 김신욱의 높이를 적극 활용했다. 그로인해 신장이 작은 잠비아 수비수는 경기 내내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 한국판 베컴과 캐롤의 위력
현대축구에서 세트피스가 갖는 중요성은 생각보다 크다. 치열한 중원 싸움을 거치지 않고 상대진영에서 직접 공격 작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세트피스가 위력을 더하기 위해선 정확한 킥과 이를 살릴 수 있는 높이가 필요하다. 이날 잠비아전에선 ‘한국의 베컴’ 김형범이 ‘킥’을, ‘한국의 캐롤’ 김신욱이 ‘높이’를 담당했다.
두 선수의 존재는 전반전에 잠비아를 괴롭혔다. 비록 실질적인 공격 포인트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계속되는 김형범의 크로스와 김신욱의 높이는 단신의 잠비아 포백을 흔들었다. 이근호의 헤딩골도 그러한 과정에 나온 결과물이다. 김형범이 정확한 킥을 날렸고, 김신욱이 상대 수비수를 유인한 사이 이근호가 편안한 상태에서 골을 넣었다.
▲ 우즈베키스탄전, 예방주사
우즈베키스탄과 잠비아의 공통점을 찾긴 힘들다. 최강희 감독도 “이번 평가전이 우즈베키스탄전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다양한 실험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전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는 있었다. 첫째, K리거들의 기량과 대표팀 내에서의 호흡을 점검할 수 있었고 둘째, 투톱의 가능성과 보완점을 발견했다
마지막은 새로운 4백 실험이다. 전반에는 ‘신광훈-곽태휘-정인환-박원재’가 출전했고, 후반에는 교체를 통해 ‘고요한-김진규-정인환-박원재’가 발을 맞췄다. 기존에 ‘최효진-이정수-곽태휘-박주호’로 이뤄진 4백과 완전히 다른 구성이다. 소집기간이 짧아 동점골 장면에서 엇박자를 냈지만 수비층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됐다.
[최강희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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