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포항 김진성 기자] 16일 포항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한화전이 취소됐다.
이날 포항엔 아침부터 햇빛이 났다. 경기 취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후 2시 30분 이후 포항구장에 먹구름이 가득 끼이더니 3시가 넘어가자 세차게 비가 내렸다. 비는 1시간 이상 지속됐고, 타격연습을 하던 삼성 선수들은 훈련 도중 철수했다. 서정환 경기감독관은 오후 4시 20분에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한화 선수단은 일찌감치 짐을 꾸려 경기장에 도착했으나 곧바로 빠져나갔다.
결과적으로 이날 우천취소는 양팀 모두에 이득이 됐다. 이날 선발 매치업은 미치 탈보트(삼성)와 윤근영(한화). 삼성쪽으로 기우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천 취소되기 직전 만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윤근영이라고 우리가 잘 친다는 법이 있나. 어제도 송창식한테 하나도 못 쳤다.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 어차피 이동일이니까 비가 많이 오면 하루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더구나 삼성은 17~19일 잠실에서 두산과 운명의 원정 3연전을 갖는다. 2게임 차로 선두와 2위인 두 팀의 이번 3연전은 한국시리즈 직행 팀을 가릴 결정타가 될 수 있어 두팀 모두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류 감독은 “무조건 위닝시리즈를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데미지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산은 김선우, 니퍼트, 이용찬이 무조건 차례대로 출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 감독은 이날 등판이 취소된 미치 탈보트를 18일에 내세울 계획이다. 17일에 맞춰 이미 브라이언 고든이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탈보트가 18일에 등판하면 배영수나 장원삼을 19일에 내세워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삼성 선수들도 이번에는 두산을 잡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어차피 이동일이라 경기를 마치고 포항에서 400km가 넘는 거리인 서울로 향해야 하는 만큼 경기가 취소돼 일찍 서울에 간다면 컨디션 조절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삼성이 이날 우천취소가 반가운 이유다.
한화도 나쁠 게 없다. 한화는 사실 이날 경기에 에이스 류현진이 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일찌감치 류현진의 등판을 주말 LG와의 홈 3연전으로 미뤘다. 유독 류현진이 LG에 강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화는 현실적으로 삼성전보다 LG와의 경기가 더 중요하다. 탈꼴찌가 눈앞에 놓인 목표이기 때문에 선두 삼성을 잡는 것보다 7위 LG전에 총력전을 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력만 놓고 봐도 삼성전보다 LG전에 올인하는 게 상대적으로 낫다. 한 감독은 이날 경기가 취소되자마자 17일 대전 LG전에 류현진을 선발 예고했다.
마침 삼성과 한화는 올 시즌 나란히 98경기를 소화해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상태였다. 하루쯤 쉬어가는 게 나쁠 리가 없다. 두 팀은 곧바로 서울과 대전으로 이동해 17일 경기를 대비해 피로를 풀 수 있게 됐다.
[삼성-한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