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세호 기자] SK 채병용이 1156일 만에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SK 와이번스의 우완 채병용은 18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7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채병용은 지난 2009년 10월 24일 벌어진 KIA와의 한국 시리즈 7차전에서 5-5 동점 9회말 나지완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아픈 기억이 있었다. 이후 채병용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10년 4월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한 뒤 올시즌 복귀했다. 그리고 이날, 지난 2009년 6월 19일 문학 두산전 이후 무려 1156일 만에 감격적인 승리를 맛봤다.
이날 채병용의 투구는 완급조절의 정석을 보여준 투구였다. 직구의 최고구속은 140km에 불과했지만 최저구속 98km의 느린 커브는 직구와 무려 40km까지 차이를 보이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고, 직구와 비슷한 속도의 슬라이더와 포크는 KIA의 방망이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몸쪽과 바깥쪽을 번갈아가며 공략하는 노련함과 스트라이크존에 꽂히는 변화구 제구 역시 일품이었다.
1회를 깔끔한 삼자범퇴로 막아낸 채병용은 2회 위기를 맞았다. 나지완에게 이날 첫 안타로 우측 2루타를 맞은 후 조영훈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1사 1, 3루까지 몰렸지만 채병용은 김주형을 헛스윙 삼진, 신종길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는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해 실점을 막았다.
채병용은 3회 박기남, 이용규, 김선빈을 공 8개만으로 삼자범퇴 처리한 뒤 4회에 다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채병용의 진가가 발휘된 순간이었다. 채병용은 선두타자 안치홍을 삼진 처리한 뒤 나지완 차일목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사 1, 2루에 몰렸지만 다시 조영훈, 김주형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 3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것.
5회에는 박기남의 볼넷 외에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만, 2-0으로 앞선 6회초 나지완에게 결국 솔로 홈런을 맞고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3구째 138km짜리 직구가 높게 제구되면서 좌월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후 차일목을 헛스윙 삼진, 조영훈을 좌익수 뜬공으로 막고 이닝을 마쳤다. 이 홈런으로 채병용은 4피안타(1피홈런) 중 3피안타(1피홈런)를 나지완에게 몰아주며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채병용은 다시 위력적인 모습으로 김주형을 좌익수 뜬공, 신종길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박기남에게 볼넷을 던지면서 투구수가 99개에 달하자 박희수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박희수는 박기남을 1루에서 견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공교롭게도 지난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솔로 홈런의 주인공이었던 나지완이 당시 상대 투수였던 채병용과의 이후 첫 만남에서 다시 홈런을 쳐내며 채병용에게 유일한 실점을 안겼다.
경기를 마친 후 채병용은 "승리를 거둔 것에 만족한다"며 "불펜들을 믿었기 때문에 초조하지 않았고, 6이닝만 잘 막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KIA전이라 조금 긴장이 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서 더욱 집중해서 던졌다"며 "나지완은 역시 좋은 타자"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 가족들이 응원하러 왔는데 특히 그동안 고생한 아내에게 오늘 1승을 바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채병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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