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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배우 이미도(30)는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진정한 주역이었다. 그녀의 등장마다 폭소가 터진다. 이번 영화를 본 이들은 이미도라는 배우를 또렷이 기억할 수 있게 됐다.
이미도에게도 각별했던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세자빈 역은 꽤 치열한 오디션 끝에 그녀에게 돌아왔다.
"크랭크인 한달 전 오디션을 봤는데 이틀 전 확정 연락을 받았어요. 한달 동안 기다려야 했지만, 불안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매 작품에 임할 때 '이 역할은 나밖에 할 사람이 없다'는 자신감으로 임하는데, 이번에도 결국은 내가 세자빈을 하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이미도의 자신감의 원천은 기존 작품과는 전혀 다른 세자빈 캐릭터 때문이기도 했다. "보통 드라마에 나오는 세자빈 이미지를 깨는 캐릭터잖아요. 제 외모도 동양적이고 제가 등장하는 장면 자체가 코미디이니까요. 오디션을 볼 때 감독님은 코미디는 잘 살렸다고 칭찬해주셨어요. 다만, 한복을 입혔을 때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안되셨는지 걱정된다고 하셨는데 '어려서부터 예절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부풀려 말해 설득시켰죠.(웃음)"
영화 속에서도 등장하는 대사인데, 현대미인상인 이하늬의 얼굴이 조선시대에는 이상한 얼굴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힌트를 얻은 이미도는 "저처럼 쌍커풀 없는 동양적인 외모가 세자빈이 더없이 어울린다는 점도 여러차례 어필했었다"라고도 덧붙였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충녕군 주지훈과의 목욕신이다. 초봄 무려 10시간 가까이 찍었던 이 장면에 대한 소감을 이미도는 "더러웠다"라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물이 더려웠다는 말인데 어감이 그랬나봐요(웃음). 감독님은 더 예쁘게 찍기 위해 조명과 세트, 수증기 하나까지 신경쓰셨고 저도 (주)지훈 씨와 합을 맞추며 욕심을 냈고요. 그러다보니 무려 10시간을 물에 들어가있어야 했죠. 막판에는 녹초가 돼서 쉽지 않았어요."
또 다른 명장면은 이하늬의 머리채를 잡는 장면이다. 남편 충녕군과 똑 닮은 외모의 덕칠이 다른 여자와 있는 것을 보고 눈이 뒤집어진 세자빈. 결국 상대 여자인 이하늬의 머리채를 잡게 되는데, 일종의 액션신이라고 할만큼 강도가 셌다.
"원신 원컷 롱테이크니까 배우 네명이서 합을 맞춰야했어요. 처음에는 저도 가볍게 머리를 잡고 하려다가 제대로 하고 빨리 끝내는게 좋겠다 싶어 제대로 '세게' 했었죠. 하늬 씨가 많이 아팠을 텐데 티를 안 냈어요. 다음 촬영 때 만났을 때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때 이야기를 아직도 하냐'며 괜찮다고 하셨어요."
이처럼 극중 깨알같은 명장면을 여럿 탄생시키며 주목받게된 이미도는 이 작품으로 5년만에 컴백한 장규성 감독으로부터 "봄날이 온다"는 문자를 받은 사연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정말, 제게도 봄날이 올런지요?"라고 묻는다. 그녀의 봄날, 이제 성큼 다가온 것 아닐까.
[이미도. 사진=곽경훈 기자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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