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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네 남자의 이야기, 이런 즐거운 촬영 또 할 수 있을까요?"
'신사의 품격'에는 사랑 외에도 남자들의 진한 우정이 담겨있었다. 김도진, 임태산(김수로), 최윤(김민종), 이정록(이종혁) 네 사람의 우정은 그 누구보다 끈끈했고 감동을 줬다. 40대 중년 남성들의 우정이 이토록 감동을 줄 수 있었을지 누가 예상했을까.
"이 드라마가 네 남자의 이야기라는 것이 좋았어요. 네 배우들과 실제로 친했기 때문에 함께 촬영할 때는 진짜 노는 것 같았어요. 저희도 처음에는 대본에 충실했지만 김은숙 작가님이 프롤로그 만큼은 애드리브를 십분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나중에는 상황 하나가 주어져도 10분, 20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서로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이런 즐거운 촬영을 앞으로 또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의 말처럼 네 사람의 우정이 가장 짙게 드러난 '신사의 품격' 프롤로그. 이는 특이한 형식이자 임팩트 있는 전개로 큰 관심을 모았다. 워낙 명장면이 많아 장동건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롤로그를 꼽는데 애를 먹었다.
"여자들이 잘 모르는 남자들의 심리가 나타나는 프롤로그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미팅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고요. 혀 짧은 연기는 대본을 읽을 때부터 웃음이 터졌어요. '마디따' 부분은 애드리브였어요. 그 신은 혼자 연습해도 웃겨서 진행이 안 될 정도였어요. 촬영 전 걱정을 정말 많이 했었죠."
장동건,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 네 사람은 드라마 속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우정은 드라마를 통해 더욱 깊어졌다.
"당연히 종영하고도 매일 연락해요. 물론 이전에도 잘 알던 사이였지만 드라마 전에는 일부러 연락해서 만나고 그러진 않았어요. 4개월 동안 동거동락하며 역할에 빠져있다 보니 이번 드라마를 찍고 나서 굉장히 돈독해졌어요. 얼마 전 서로 다른 일정으로 미국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시간을 조율해서 일부러 만날 정도였어요."
야구는 '신사의 품격' 내 또 다른 재미 포인트였다. 네 사람은 야구를 통해 우정을 다졌고 사랑을 이야기했다. 실제 장동건은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 보이즈 소속으로 오랜 시간 생활했다. 하지만 극중 김도진은 야구를 못하는 역할이었다.
"야구를 못하는 역할이 오히려 좋았고 편했어요. 잘하는 역할로 나오면 현장에서 항상 잘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고 부담스럽잖아요. 오히려 김민종이 잘해야 하는 역할이라서 힘들었을 거에요. 원래 야구를 하던 친구가 아니라서 많이 노력했어요. 야구하다 어깨도 안 좋아진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도 야구장가면 항상 즐거워요."
김은숙 작가의 대사는 직접적이면서도 사실적이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돼 신기한 면이 있어도 공감이 갔다. 전작 '시크릿 가든'(SBS)에서 주옥같은 유행어를 양산해 낸 이 작가는 기어코 장동건의 '걸로체'로 트렌드를 주도했다.
"12회 정도 찍을 때부터 스태프와 다른 배우들이 다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저도 입에 베어서 실생활에서 계속 사용했어요. 특히 저희끼리 문자할 때는 '걸로'로 마무리 지었어요. 시청자분들이 드라마 대사에 모두 공감할 수는 없었겠지만 40대 남성만이 느낄 수 있는 대사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지 않았을까 생각되요. 나이가 들어도 항상 소년같고 아이같고 철 없는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남자들의 속성이 아닐까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자신의 목표를 이뤘고, 많은 것을 배운 장동건이었지만 시작이 순탄치 많은 않았다. 철저한 프로의식을 가진 장동건에게 '신사의 품격'은 완벽한 컨디션을 만들지 못하고 들어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드라마를 처음 시작하던 시기가 사실은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을 때였어요. 그도 그럴 것이 2년 정도를 '마이웨이' 촬영을 하면서 보냈고, '위험한 관계' 촬영을 위해 드라마 시작 전까지 중국에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좋은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가지 못했어요. 또 드라마 특성상 이틀, 삼일 밤새는 일도 많았고요. 심신이 힘들어 의도적으로 많이 먹었지만 살이 많이 빠졌었어요. 드라마 끝나니까 바로 3kg가 찌더라고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장동건.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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