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범수가 열연한 MBC 드라마 '닥터 진'은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과 장르와 시대가 모두 달랐지만, 이름 난 배우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여러 사람들은 두 드라마를 비교하며 경쟁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결과는 시청률에서 '닥터 진'의 패배였다.
"시청률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내 드라마 시청률이 잘 나오면 훌륭한 거고, 시청률이 2등하면 나쁜 거겠냐. 그건 아니다. 대진운은 서로 안 좋았다. '신사의 품격'을 20%대에서 주저앉힐 수 있었던 게 '닥터 진'의 힘이었다. 더 날아갈 수도 있는 걸 붙들고 있었다면 그게 '닥터 진'의 힘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범수는 두 드라마가 함께 경쟁했다는 것에 의의를 뒀다. "'신사의 품격'의 시청률을 박수 쳐주고 싶다. 그건 그만큼 동시대의 대중들이 그 드라마를 더 박수 쳐준 거고, 시청한 거다" 이범수는 노조 파업 등 MBC를 둘러싼 환경, 두 드라마가 전개하는 이야기의 경중 등을 거론하는 건 "구차한 변명"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범수는 '신사의 품격'이 가진 이야기의 매력을 인정하는 한편 또 다른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신사의 품격'이란 드라마에서 과연 어느 배우가 갈채를 받았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런 면에선 (두 드라마를 비교하는) 또 다른 항목이 아닌가 싶다. 이야기의 흐름이 아기자기 하고 시청자들이 '신사의 품격'을 재미있어 한 건데, 배우들에 있어서는 과연 어떤가? 별개의 항목이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저희 동료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엉뚱한 답변 같겠지만, 그러면 송승헌, 김재중이 나온 드라마는 시청률이 0%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제 말은, 비평을 하면서 보는 분들은 무엇인가 하는 거다. 비평을 하면서 보는 건지, 아니면 비평하는 사람은 안 보고 비평 안 하는 사람이 보는 건지, 사실 궁금한 게 많다. 한결같이 비평하는 사람들만 있다면 시청률이 0%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시청률이 10%대가 나온다는 건 연기 말고도 그들에게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이다. 그런 걸 열린 사고로 봐야 한다. 연기력 외에도 매력이 있기에 그것을 만끽하기 위해서 시청하는 것일 수도 있다.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단순하게 평가할 수 없는 분야다"
또 이런 말도 덧붙였다. "요즘 연기력 논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발연기'라든가. 그런데 '발연기'라면 그 배우를 미워할 게 아니라, 그 배우를 캐스팅하는 사람을 더 미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럼에도 그 배우를 캐스팅한다. 그리고 또 그 드라마를 계속 본다. 단순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게 싫지만 또 좋은 게 있다' 하듯이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쩌면 이범수의 피와 뼈는 모두 '연기'로 만들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사람이라면 연기 이야기만으로도 몇 날 며칠이든 결코 지치지 않을 것 같았다. '믿고 본다'는 말, 이범수 같은 배우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어릴 때는 진정한 배우가 뭔지도 모르면서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 연기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죽을 때까지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다"
[배우 이범수.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