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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주열매가 정유미인지, 정유미가 주열매인지..'
배우 정유미는 솔직발칙한 연애담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케이블 채널 tvN '로맨스가 필요해 2012'를 통해 새로이 로코퀸으로의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극중 이별을 반복했던 오랜 연인 윤석현(이진욱)과 새롭게 등장한 로맨티스트 신지훈(김지석) 사이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30대 음악감독 주열매를 정말 야무지게 소화하며 또다른 연기 도전에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드라마에 출연을 앞두고 고민도 많았다고.
'로필' 망설였던 진짜 이유는..
"캐릭터 때문에 고민한 것은 아니었다. 케이블 드라마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지난 시즌1이 어땠는 지, 전 시즌 주인공 조여정과 비교도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사실 시즌1은 보지도 않았다. 이유는 별 거 없다. 집에 케이블 설치를 안 해서다. 4년 전에 끊었다, 안 달아서 불편할 것 같다고 하는데 없으면 없는 대로 지내게 됐다. 나 조차도 케이블을 시청하지 않고 있는데 드라마 출연이라니..정말 나는 이런 여주인공이 어디 있나 싶을 그런 배우였다. 집에서 본방을 볼 수 없다보니 방송하는 시간에 맞춰 이웃 집에 가서 신세를 져야했다. 내가 생각해도 참 황당한 여주인공이다. 헤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필' 하고 싶었던 이유
"그 동안 안 해본 역이 들어왔고 그래서 해보고 싶었다. 주열매라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기 보다 이런 스타일의 로맨스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하고 싶은 역할은 많지만 다양한 역을 맡는 것엔 한계가 있다. 하고 싶어도 그런 역할이 들어와야 하는 거고 뜻대로 안 될 때도 있다. 그 와중에 이런 안 했던 역할이 제의가 온 거다. 더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캐릭터도 정말 대본에서 써 준 대로만 했다. 워낙 좋았다."
이진욱, 김지석 두 남자 배우들과의 호흡
"처음부터 편했다. 원래 알았던 것 같진 않았지만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그 상태 그대로 있어 주는게 더 좋았다. 진욱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윤석현 같았다. 드라마에 나온 그대로 너무 잘했다. 지석씨도 실제라면 없을 것 같은 신지훈 같은 남자를 진짜 있는 것처럼 만들어줬다. 무리없이 소화를 해 낸 것 같다. 두 사람이라면 언제든 같이 연기 하고 싶다."
기억나는 대사는 참 많았다
"너무 많다. 열매 분량이 많다보니 전에 이미 했던 주옥같은 대사들을 마음에 담을 시간이 없어 아쉬웠을 정도다. 뒤를 돌아볼 시간이 없이 바쁘게 촬영에 임했다. 지금 딱 떠오르는 것은 '질투는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고백이다',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 충분함이란 없다'란 말."
영상美, 완전 갑(甲)이었다
"우리 촬영 감독님 같은 분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 시간이 없으면 가볍게 갈수도 있는데 밤을 새는 와중에도 한 컷도 허투루 찍지 않으셨다. 대본을 계속 읽으시고 카메라가 나와 같이 호흡하는 느낌을 줬다. 감독님은 카메라로 나를 보며 '네가 울면 나도 힘들다'고 하셨다. 그만큼 카메라도 내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무지무지 좋앗고 감정신을 잡을 때 시간이 부족할 때도 최대한 잘할수 있게 도와주셨다. 배우에 대한 배려도 최고고 한 컷도 놓치지 않은 영상미도 정말 대박이었다. 내가 참 이런 표현에 인색한데 절로 '감독님 사랑해요'라는 말을 외치게 했다."
촬영 중 가장 힘든 것은..잠과의 싸움
"잠이 많아서 힘들었다. 아무래도 타이트했다. 처음부터 거의 매일 촬영해야 됐다. 주열매의 분량이 80% 정도 됐다보니 열매가 없으면 촬영이 안됐다. 그래도 내가 의외로 튼튼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빡빡하게 찍었는데 한 번을 안 쓰러지더라. 신기하게도 잠을 10분만 자도 좀 자면 괜찮아졌다. 하지만 감독님은 그 말이 되려 슬펐다고 했다. 처음 케이블 드라마라고 했을 때 영화나 지상파 드라마를 찍을 때보다 사실 수월할 줄 알았다. 지상파가 한 회 70분 분량을 찍어야 된다면 '로필'은 45분 분량이라 더 나은 줄 알았는데 내 분량이 많다보니 바빠졌다. 드라마 '케세라세라'를 찍었을 때보다 밤도 많이 샜다. 보통 여주인공보단 많이 나왔다. 이에 나중엔 이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됐고 몸에 좋다는 건 엄청 먹으며 견뎠다."
주열매와 윤석현의 해피엔딩 이후..
"윤석현도 마지막에 변했다. 자주자주 사랑을 표현해야겠다고 했다. 두 사람의 해피엔딩을 보며 결과적으로 열매를 너무 사랑햇다는 것. 그게 정말 인연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지고 볶고 해도 어쨌든 드라마 안에서 두 사람 모두 성장을 했다. 석현은 안을 깨부수고 나왔고 이제 두 사람은 다시 시작하는 연인이 됐다. 이제 둘 다 사랑을 알았으니까 이후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그렇게까지 깨닫고도 그 전처럼 또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한다면 그 땐 정말 이상한 애들이다. 아마 더는 헤어지지 않을 것이고 더 많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을 것 같다."
'로필'은 배우로서 첫 경험
배우로서 처음 했던 게 참 많았다. 현장에서의 모든 경험들, 매일 촬영할 수 있었던 것, 모든 사람들의 집중을 받아본 것, 분량이 많았던 만큼 제 중심으로 이뤄진 환경 등. 그간 주인공은 여러 번 해봤지만 이렇게까지 주목 받아본 것은 처음이었던 같다. 이에 더 잘해내고 싶었다."
'로필'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냐고?
"'로필'은 로맨틱 코미디인줄 알고 시작했더니 완전 신파였다. 막판에 어찌나 눈물을 짰던지.. 그래도 또래 20-30대 혹은 아주머니들까지 공감해주고 그런 피드백을 얻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내가 찍은 영화들이 사실 모두가 공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좀 달랐다. ‘도가니’는 사회 공분을 일으킨 영화였고 ‘내 깡패같은 애인’이나 특히 ‘리스트’ 등은 홍상수 감독의 마니아들이 좋아했고 ‘차우’같은 경우에도 만들고 보니 B급 영화가 됐다. 또래들이 좋아할 만한 장르는 아니었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녀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게 됐다는 것에 만족한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냐고? 이전과는 다른 것을 했을 뿐이지 이미지를 바꾸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의외의 모습을 봤다고 하는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 그런가보다 한다. '어떻게 저런 걸.. 정유미가 저런 것도 할 수 있구나"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
'로필' 이후 계획
"아직 계획된 것은 없다. 하지만 이후에도 드라마를 하고 싶어졌다. 드라마는 촬영을 마침과 동시에 딱 할 거를 끝낸 느낌이 들게한다. 영화는 끝내놓고도 수개월이 지나고 나서 다시 그 때의 감정을 끄집어내야 하니까 아무래도 인터뷰를 할 때도 그렇고 힘든 점이 있다. 또 이번 촬영 팀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런 팀을 만난다면 드라마를 또 하고 싶다. 정말 합이 잘 맞았다. 시즌3도 내게 또 제의가 온다면..이 멤버 그대로 다같이 한다면 또 한 번 하고싶다."
[정유미.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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