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빨리 도망가고 싶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감춰뒀던 속내를 내비쳤다. 류 감독은 21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빨리 도망가고 싶다”고 했다. 정규시즌 2연패를 빨리 확정 짓고 싶다는 뜻이다. 삼성은 22일 현재 58승 2무 42패, 승률 0.580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1일 대구 롯데전서 패배했으나 선두 수성에는 문제가 없다. 2위 롯데와는 4경기를 유지하고 있고 현재 31경기를 남긴 상황이다.
▲ 30경기 4~5G, 뒤집기 쉽지 않다
보통 야구인들은 3경기를 따라잡으려면 한 달이 걸린다고 한다. 특히 시즌 막판에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이 들고 서로간의 장, 단점 등이 노출되기 때문에 더더욱 순위 뒤집기가 어렵다. 더욱이 삼성은 지난 주말 두산과의 3연전을 스윕하면서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류중일 감독은 “원래 2승 1패가 목표였다. 그런데”라며 웃었다. 내심 3연승도 기대했던 류 감독이다. 두산에 자신감도 회복하고, 정규시즌 우승에도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김선우는 몇 번 공략했지만, 니퍼트와 이용찬 공략은 처음이다. 잘 쳤다”고 말했다.
두산에 3연전을 스윕한 삼성은 당시 2위 두산에 2.5경기서 5.5경기로 달아났다. 이는 선두 수성에 큰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에도 삼성은 후반기 선두 당시 2위 KIA와의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하며 독주체제를 갖췄었다. 삼성이 만약 정규시즌 2연패 한다면, 2위 그룹과 승차를 5경기로 벌린 지난 두산 3연전을 잊지 못할 것이다.
현재 삼성은 31경기를 남겨뒀다. 2위 롯데와의 게임차는 4. 순위 뒤집기가 쉽지 않다. 삼성이 급격히 연패에 빠진 뒤 2위 그룹 팀들이 연승 모드를 타야 한다. 더구나 롯데 양승호 감독은 주변에서 뒤집기를 얘기하자 손을 휘휘 지었다. 2위 지키기가 바쁘다는 것. 2위 롯데와 3위 SK, 4위 두산은 서로 반 경기 차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사수해야 할 입장이라 선두 공략에 포커스를 두긴 어려운 실정이다.
▲ 잔여경기를 따먹어라
그래도 현장에선 마음을 놓지 못하는 법. 류 감독은 “오늘도 내일도 계속 경기를 치르는 데 걱정이 없을 리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삼성은 현재 이렇다 할 부상자 없이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있다. 박석민이 왼손 중지 손가락에 주사를 맞으러 일본에 건너 가 21일 경기서 대타로 투입됐으나 조동찬과 신명철이 동시에 수비에 들어가 전력 공백을 최소화했다. 그만큼 전력이 두껍다.
일정도 좋다. 삼성은 잔여 31경기서 2위 그룹과는 단 7경기만을 치른다. 나머지 팀들은 모두 중, 하위권 팀. 얕봐선 안 되지만 어려운 상대는 결코 아니다. 또한 이번 롯데와의 홈 3연전을 마친 뒤 LG-KIA와 원정 3연전을 마치면 넥센-LG-두산-넥센까지 홈 8연전이 준비돼 있다. 류 감독은 “일정이 좋더라. 잔여경기를 잘 치르면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잔여경기를 잘 따먹어야 한다. 작년에도 잘 따먹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잔여경기는 3연전 체제가 아니고 월요일 경기까지 끼이는 상황에서 불규칙적으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벤치의 전략과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가 중요하다. 류 감독은 여기서 꼬박꼬박 승수를 챙겨야 한다고 했다. 삼성으로선 잔여경기서 연패 없이 승수를 쌓을 경우 정규시즌 2연패가 충분히 가능하다.
류 감독은 도망가고 싶다고 했고, 2위 그룹은 서로간의 혈투로 선두 삼성을 사실상 놓고 있다. 연패만 하지 않는다면 삼성의 정규시즌 2연패는 서서히 가시권에 들어설 전망이다.
[류중일 감독,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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