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투수의 꽃은 선발이다. '핵잠수함' 김병현은 올시즌 선발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 못해 최근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하지만 다시 선발로 복귀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김병현(33·넥센 히어로즈)은 10여 년간의 해외 활동을 정리하고 올해 국내 무대로 돌아와 시즌 초반 선발투수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선발로 등판한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64, 2승 5패에 그쳐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넥센 김시진 감독은 그의 보직을 불펜 투수로 변경했다.
문제는 팀내 같은 보직, 같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한현희와 김병현의 활용도. 김 감독은 "필승조에 사이드암이 두 명이나 있을 필요는 없다"며 "김병현이나 한현희 중 한 명이 집중적으로 나가면 나머지는 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둘 중 한 명을 선발로 기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한현희는 신인으로서는 눈에 띄는 활약을 했지만 경험과 기량에 있어 아직 성장 단계에 있다. 불펜에서 깜짝 활약을 보여준 한현희는 시즌 중반 팀 상황에 따라 임시 선발로 기용되기도 했지만 선발로 등판한 4경기에서는 승리없이 3패에 그쳤다. 다만 현재까지 구속에 있어서는 최고구속 147~8km까지 나오는 한현희가 김병현보다 빠른 공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은 "압박감 있는 상황에서 한 이닝을 던지기에는 한현희보다 김병현이 낫다"며 경험을 갖춘 김병현을 더욱 높이 평가했다. 또 김 감독은 김병현의 선발 전환에 대해 "완전히 생각을 버리진 않았고, 본인도 욕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현의 구위가 어디까지 살아날지가 관건이다. 3년간의 공백기를 거친 김병현의 피칭은 아직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시즌 초반에는 최고구속이 147km까지 나왔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고, 이후 힘을 뺀 투구로 제구를 잡았지만 대신 구속이 140km대 초반에 머물렀다. 언더핸드 투수로서 보기 힘든 150km대의 강속구를 뿌리던 '핵잠수함'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김병현은 불펜으로 전환한 뒤 두 번째 경기이자 첫 홀드를 기록한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최고구속을 다시 146km까지 끌어올렸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밸런스를 찾은 김병현이 몸상태를 끌어올려 예전의 구위에 가까워지고 있다. 첫 홀드를 기록한 뒤 본인 스스로도 "예전의 좋았던 느낌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30경기 정도만을 남겨둔 현재 김병현의 선발 복귀 여부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김 감독은 "당분간 김병현의 불펜 피칭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내년에는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보직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현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할지주목된다.
[넥센 김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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