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아직까지 퍼펙트게임이 나오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근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가 기록하는 등 이번 시즌에만 세 번의 퍼펙트게임이 작성된 반면 한국에서는 특급 투수들이 매년 번번이 고비에서 좌절했다.
KIA 선동열 감독은 이에 대해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았다. "나도 못 해본 것을 왜 나한테 묻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말하면서도 진지하게 풀어내는 선 감독의 설명은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었다.
선 감독이 밝힌 원인 중 하나는 전력분석의 발전이다.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보다 전력분석이 철저하지 않다는 것. 물론 전력분석을 할 수 있는 능력은 미국이 앞서 있다. 하지만 전력 분석의 필요성은 미국이 한국보다 적을 수 있다.
한국의 경우 한 구단이 나머지 7개 구단을 상대로 133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1년에 한 팀을 19차례나 만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162경기를 치르더라도 각 팀을 만나는 횟수는 우리보다 적다. 따라서 1년에 몇 번 만나지 않을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는 것보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시간을 활용할 여지가 큰 것이다.
선 감독이 생각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환경의 변화다. "요즘은 집에서 다들 한 명씩만 낳아서 오냐오냐 키우니까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우리가 뛰던 시절하곤 많이 다를 것이다"라는 것이 선 감독의 말이다. 한 마디로 근성의 차이라는 지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선 감독은 퀄리티 스타트(QS)라는 기록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선 감독은 "우리 같은 경우엔 QS하고 끝나면 최악이었다. 요즘은 6이닝 3실점이면 잘 했다고 하는데 방어율로 따지면 4.50 아닌가? 적어도 6이닝 1실점이나 7이닝 2실점은 해야지. 나는 현역 시절 한 해에 170이닝 정도를 던지면 놀면서 던진 시즌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선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앞으로 퍼펙트게임이 나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타자들이 상대할 투수에 대해서 잘 몰라야 하고, 투수들은 지금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력분석은 퇴보할 수 없다. 앞으로더 세분화되고 세밀해질 것이다. 전력분석의 중요성 또한 점점 커질 것이다. 따라서 결국 해법은 투수들에게 달려있다. 선 감독이 말하는 퍼펙트게임이 없는 이유와 QS에 대한 의견은 어쩌면 후배 투수들을 향해 분발을 촉구하는 따끔한 일침인지도 모른다.
[선동열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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