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세호 기자] "기다림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SK 와이번스의 사령탑 이만수 감독은 24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전했다.
SK는 최근 7연승을 달리며 전반기 6위로 마쳤던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전반기에서 SK는 지난 7월 선발진의 붕괴와 함께 충격의 8연패를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이 감독은 선수들을 더욱 독려하며 강하게 이끌었지만 연패를 벗어나기까지 오랜 시간을 감수해야 했다.
이날 이만수 감독은 "감독 초년생으로서 전후반을 돌아보니 스스로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전반기 때는 내가 어떻게 하면 될 줄 알았다"며 "경험과 노하우도 있고 선수들에 대해서도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열정으로 강하게 몰고 가면 따라갈 줄 알았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하지만 힘든 시기를 겪은 이 감독은 이 과정에서 "기다림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후반기 들면서 야구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들이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선수들이 잘해줘야 한다. 감독은 끊임없이 기다리고 혼자 속앓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감독 대행까지 포함해 이제 딱 감독 1년째인데 이제서야 내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8연패 동안 피말리는 기다림이었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내가 한마디를 잘못해서 더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올라오기 위해서는 기다림도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이 감독 특유의 화끈한 세리머니도 사라졌다. 그는 "전에는 이기고 질 때마다 얼굴에 표시가 났지만 이제는 지고 이기는 데에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며 "얼마 전 한 지인에게 얼굴이 참 편해졌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더라"라고 달라진 자신을 실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더욱 깊어진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어제 선수들을 보면서 선수들이 이정도로 바뀌는구나 하면서 깜짝 놀랐다"며 "연습한 것도 있지만 가을만 선수들 스스로 된다는 믿음과 하려는 마음이 강해 감독으로서 덕을 본다"고 미소지었다.
[SK 이만수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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