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못 쳐서 문제지 못 쳐서.”
삼성 류중일 감독은 23일 대구 롯데전이 우천 취소되자 이렇게 말했다. 6~7월 고공비행으로 선두에 올라섰으나 8월 8승 9패로 주춤한 건 결국 원인이 타선의 기복이라는 뜻이다. 실제 삼성은 8월의 시작부터 두산에 3연패 하더니 9경기서 2승 7패로 주춤했다. 타선이 너무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삼성 타선은 매끄러운 맛은 덜했다. 지난주 포항에선 한화 두번째 투수 송창식에게, 지난 21일 대구 롯데전서는 롯데 진명호에게 완벽하게 막혔다. 이들은 모두 선발투수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조기 강판된 뒤 갑자기 올라온 투수였다. 삼성으로선 충분히 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호투에 그대로 꽁꽁 묶였고, 결국 경기도 내줬다. 지난 주말 두산과의 3연전서 스윕했던 이유는 막강 선발 김선우-니퍼트-이용찬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대비했기 때문이었다. 모든 팀이 그렇듯 갑자기 나선 롱릴리프가 호투하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삼성 타선이었다.
이 때문에 삼성은 두산전 스윕에 이어 승수 페달을 가속화하는 데는 일단 실패했다. 그 사이 7연승을 내달린 SK가 23일까지 삼성을 3.5경기 차로 추격한 상태다. 그런 가운데 삼성 타선은 22일과 23일 대구 롯데전서 연이어 원치 않는 휴식을 취했다. 대구에 연이틀 비가 너무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24일엔 하루종일 비가 내리자 아예 경산볼파크로 이동해 타격연습을 충분히 한 뒤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3일만에 가진 잠실 LG전. 상대 선발은 김광삼. 올 시즌 6승 8패를 거두고 있던 투수였으나 18일 대전 한화전서 7이닝 무실점하며 6승을 따냈기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였다. 그나마 삼성으로선 11일 대구 경기서 5이닝 5실점으로 패전을 안기는 등 올 시즌 김광삼과 만난 3경기서 모두 그를 패전 처리시켰다는 게 위안거리였다.
경기가 시작되니 삼성은 활발한 타격을 선보였다. 이틀간 비로 경기를 하지 못한 데다 21일 타격이 안 좋았던 걸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 LG 김광삼-윤요섭 배터리의 볼 배합을 어느 정도 읽고 나섰다. 2회 이후 연이어 1~4구 안에 안타를 쳐내는 비율이 높아졌다. 1회 박한이와 이승엽, 박석민이 안타를 쳐내며 2점을 따냈는데, 박한이가 4구째, 박석민이 2구째에 타점을 올렸다.
이후 삼성 타선은 김광삼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2회 선두타자 정형식이 6구째에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김상수, 배영섭 등이 연이어 초구와 2구에 안타를 만들었다. 후속 박한이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이 역시 초구였다. 3회 1사 후 박석민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최형우도 3구째, 진갑용은 초구에 안타를 만들며 1사 만루 찬스를 잡아냈다. 정황상 삼성 타선은 김광삼-윤요섭 배터리의 볼 배합을 완벽하게 간파한 듯했다.
삼성 타선은 4회에도 배영섭이 3구째에 안타를 쳐내 1사 2,3루를 만들었고, 이승엽도 2구째에 우전 2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5회에도 선두타자 진갑용이 4구째에 안타를 쳐냈고, 1사 2루 상황에서 조동찬이 5구째에 좌익선상 1타점 2루타를 쳐냈다. 결국 LG 김기태 감독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1번타자 배영섭이 네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마운드를 최성훈으로 교체했다. 적극적인 노림수 타격으로 타격감각을 살렸다.
이때 삼성은 이미 정형식을 제외하곤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한 상태였다. 정형식은 7회 2사 1루 상황에서 최성훈에게 안타를 쳐내면서 삼성은 올 시즌 5번째 선발전원안타를 완성했다. 올 시즌 리그에선 19번째 선발전원안타다. 더구나 5회 이후 많은 비가 내려 타격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날 삼성 타선의 타격감 회복은 승리 이상으로 의미가 컸다. 12안타 6득점으로 쏠쏠했다. 경기는 결국 7회말 이후 오후 9시 1분에 우천 중단됐고, 9시 40분에 강우콜드 처리됐다. 삼성은 6회부터 가동한 불펜진을 아낄 수 있어서 좋았고, 타선이 살아나서 더욱 고무적이었다.
[진갑용(위), 이승엽(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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