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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임창정이 영화 '공모자들'(감독 김홍선)을 통해 그동안 자신에게 붙어 다니던 코믹 배우라는 꼬리표를 떼어 냈다.
이번 영화에서 임창정은 장기밀매 총책 영규 역을 맡았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악인 같이 보이다가도 내면의 인간적인 면도 드러낼 줄 아는 복합적 인물이다. 그는 날선 눈빛과 강한 억양의 부산 사투리 등으로 서늘하면서도 건조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임창정은 드디어 코믹 배우 꼬리표를 뗐다는 말에 "그러게 말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주변에서도 그런 말을 좀 듣는다"며 "어색할 줄 알았는데 어색하지 않더라는 말을 들어서 기분이 좋다"고도 말했다.
임창정은 "영규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습관처럼 악행을 하고 있어도 '윤리관이 그래도 없진 않구나'라고 깨달았다. 선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양심은 있구나 싶었다. 감독님이 나한테 이 역할을 맡겼을 때, '그런 것들도 보이길 원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해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무조건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길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코믹 배우 이미지가 강한 탓에 캐스팅이 번복될까 걱정하기도 했다. '나 때문에 개봉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나를 캐스팅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뜻을 스스로 밝힐 정도였다. 우려 섞인 시선은 영화가 공개됨과 동시에 사라졌지만, 오히려 연기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왜 진작 자신을 믿어주지 못했을까 하는 섭섭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어 보였다.
그는 고소하거나 통쾌하지 않냐는 질문에 "통쾌는 하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엿볼 수 있는 말을 남겼다. 이어 "고소하다기 보다는, 날 믿어준 누군가에 대한 고마움이 있다. 그리고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그때 날 믿어주지 못했던 어떠한 사람들에 대한 통쾌함이 있다"고 말했다.
주위의 인식도 바뀌었다. 스릴러물을 통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 그에게 들어오는 배역의 폭도 더 넓어졌다. 코믹 영화 밖에서도 배우 임창정이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낸 덕분이다.
[배우 임창정. 사진=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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