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유재석, 복귀를 앞둔 강호동과 함께 현재 국내에서 신동엽은 명실상부한 국민 MC로 통한다.
소위 말해 지상파에서 잘 나가는 예능 프로그램도 다수를 맡고 있고 업계에선 신동엽을 근래 제 2의 전성기라 평한다. 최근 강호동과 함께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SM C&C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신동엽은 상승세를 타고 안정적인 매니지먼트를 받을 수 있는 날개까지 달았다.
그런 그가 최근 프로그램의 색깔이 뚜렷한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에 잇따라 참여해 눈길을 끈다. 신동엽은 지난달 말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 시즌3에 고정크루로 합류를 전격 결정했다.
지난 시즌2에서 호스트로 나서 콩트의 신답게 19금 섹시 유머부터 재치있는 풍자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신동엽은 자신이 메인이 아닌 다른 후배, 동료들과 함께 고정크루의 형태로 매주 시즌3에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이어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중식당에서 케이블채널 KBS JOY '트랜스젠더 토크쇼 XY그녀'의 메인 MC를 맡은 것과 관련, 그는 직접 입장을 밝히고자 바쁜 스케줄에도 시간을 쪼개 취재진과 자리를 마련했다.
최근 이같은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것과 관련 신동엽은 "나는 원래 착하고 바른 생활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그저 누가 하든, 어떤 포맷이든 상관없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여러가지를 해보는 것 뿐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날 신동엽은 많은 선입견과 오해를 낳을 수 있는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맡은 것에 대해 "'무조건 해야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되려 쿨한 반응을 보였다. 성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다루자는 것도 아니고 이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심각하게 나서보겠다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대해 몰라서 가졌던 선입견이 있다면 조금 더 알고 인식을 달리해보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에 대해 신동엽은 커밍아웃 후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전환의 계기가 된 친구 홍석천과 청각장애인인 자신의 친형, 적록색약을 지닌 자신의 실제 경험담을 들어 이유를 찾았다.
신동엽은 "프로그램을 함께하게 된 홍석천씨와는 개인적으로도 친구고 홍석천씨가 커밍아웃 하기 전 함께 '남자 셋 여자 셋' 시트콤도 찍었다. 몇 년 후 그가 커밍아웃 하는 것을 TV로 지켜봤다. 이후 같이 뮤지컬을 하며 그가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 지를 그 누구보다도 많이 들었고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 하지만 홍석천씨가 사회적 편견 때문에 힘들어 하면서도 성적 소수자들을 대변해 조금씩 사회에 알리려고 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청각 장애인인 친형의 존재를 데뷔 때부터 편하게 밝혀 왔는데 '굳이 밝힐 필요가 있냐'는 주위의 시선이 되려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신동엽은 "제가 굉장히 의식있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는 사람은 아니지만 형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그냥 내 형이고 가족일 뿐이다. 방송으로 공개할 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내 가족인 형을 못 나오게 방 안에 가둬라도 둬야 한단 말인가? 마찬가지다. 혹여나 제가 트랜스젠더들과 함께 하는 방송에 출연하지 않는다는 건 큰 형을 방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하는 것과 똑같지 않을까?"라고 비유했다.
그는 "대중이 우려하는 부분들은 충분히 생각했고 그보다는 프로그램 제의를 받고 트랜스젠더에 대해 조금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실체에 대해 조금씩 알리고, 알고나서 비판을 한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 있으면 얘기해 줄 수도 있을거고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했다.
실제 신동엽은 친구인 홍석천이 커밍아웃을 하긴 했지만 100% 트랜스젠더를 이해하지는 못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아직 뭔가 꺼려지는 부분이 제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첫 녹화를 하기 전에도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같은 삶을 결정한 것은 아닐까도 생각했는데 막상 녹화를 하고보니 그냥 그렇게 태어난 것 뿐이더라. 한 예로 저는 실제 적록색약을 갖고 있는데 주변환경 때문에 안 보이는 색을 보인다고 할 수 없듯이 이분들도 마찬가지다. '너 정말 정상인처럼 살아보라'고 한다고 그렇게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왜 단풍 구경을 가야되는 지도 모른다. 데뷔 후 색약을 고백하고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이 색약을 지녔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알고보면 이해할 수 있는데 다르다고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한다면 그건 환경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성정체성도 마찬가지다."
신동엽의 MC 수락에 제작진도 "솔직히 지금 잘 나가고 있는데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이 프로그램을 결정한 것도 아니다. 앞서 밝혔듯이 여러 우려를 감수하고 이같은 주관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정말 흔쾌히 결정해줬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XY 그녀'는 남자와 여자의 삶은 모두 경험해본 트랜스젠더들이 남녀 사이의 미묘한 시각차이로 생기는 다양한 고민들을 주제로 대화하는 토크쇼다. 제작진은 "외국인들을 모아놓고 그들의 생각차를 들어봤던 '미녀들의 수다'처럼 트랜스젠더 여성들을 놓고 토크를 하는 형태로 이해해달라"고 프로그램의 성격에 선을 그었다.
'XY 그녀'는 신동엽과 함께 홍석천, 모델 김영이 3MC로 나서며 20명의 트랜스젠더들이 함께 하다. 오는 6일 밤 12시 20분 첫 방송된다.
[트랜스젠더 토크쇼 메인 MC직을 수락한 뒤 자신의 소신을 밝힌 신동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