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숨막히는 구원 싸움이었다.
8일 대구구장. 두산이 연장 12회 접전 끝 6-2로 승리했다. 결과는 4점 차가 났으나 삼성과 두산은 꽤나 인상적인 투수전을 펼쳤다. 우선 양팀 선발 삼성 장원삼과 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각각 9이닝, 7이닝 2실점하며 3경기만에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최근 2% 부족한 투구를 보여줬던 두 투수는 이날 완벽하게 이름값을 해냈다.
두 투수가 물러난 뒤 삼성 류중일 감독과 두산 김진욱 감독의 머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삼성은 정규시즌 매직넘버를 하나라도 더 줄이기 위해, 두산은 5위권의 집요한 추격에서 벗어나서 4강을 확실히 다지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예상대로 총력전이 전개됐다.
2-2 동점인 가운데 두산이 잘 던지던 니퍼트를 8회 김강률로 교체했다. 류 감독이 장원삼을 9회까지 끌고 간데 비해 먼저 불펜 가동을 시작한 것. 김 감독의 작전은 성공했다. 김강률은 3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맹투를 펼쳤다. 8회 1사 후 박한이에게 번트 안타를 내줬으나 이승엽을 6구 접전 끝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고 도루하던 박한이마저 잡아냈다.
김강률은 9회엔 박석민-최형우-진갑용을 차례로 잡아냈다. 특히 박석민과 최형우를 각각 8구와 6구째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연장전서도 김강률의 겁없는 투구는 이어졌다. 10회초 정형식, 신명철, 김상수를 차례로 처리했고 11회 들어 배영섭과 김종호에게 연속안타를 내준 뒤 이혜천으로 교체됐다. 비록 주자를 2명이나 남기고 물러났으나 그의 투구는 매우 훌륭했다. 8월 18일 잠실 삼성전 이후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 사이 삼성은 10회 오승환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지만, 팀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류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오승환은 1이닝동안 양의지, 이원석, 김재호를 차례로 처리하며 임무를 마쳤다. 그러자 11회엔 안지만이 등장했다. 1사 후 이종욱의 1루 방면 땅볼 때 이승엽의 실책이 나왔으나 손시헌을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11회말과 12회초에 승부가 갈렸다. 삼성은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고 두산은 이혜천을 투입했다. 이혜천은 좌완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이승엽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때 홍상삼이 구원등판해 박석민, 최형우, 진갑용을 차례로 삼진과 범타로 잡아내는 수훈을 세웠다. 이날 경기 분위기가 급격하게 두산으로 기우는 순간이었다.
반면 삼성은 이날 구원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안지만의 12회초 1안타는 결국 두산의 결승득점 도화선이 됐다. 안지만은 윤석민을 파울플라이로 처리했고, 투수가 권혁으로 바뀌었으나 권혁이 대타 오재일에게 2루타를 맞았다. 결국 삼성 벤치는 후속 양의지를 고의4구로 걸렀다. 이후 바뀐 투수 김희걸이 이원석을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최주환에게 무려 10구접전 끝 결승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힘이 빠진 나머지 후속 임재철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결국 이날 구원대결은 두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특히 홍상삼의 호투가 돋보였다. 위기 상황에서 포크볼을 비롯한 떨어지는 볼이 돋보였다. 삼성보다 한 타이밍 빠르게 구원진을 가동하며 삼성 타선의 예봉을 막아냈고, 삼성은 구원진이 2%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패배를 맛보고 말았다. 숨막히는 구원 싸움의 결과는 두산의 판정승이었다.
[홍상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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