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세호 기자] 무사 1, 2루 찬스에서 팀의 '4번 타자'가 번트를 시도했다. 게다가 결과는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
8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와 넥센의 경기 도중 8회말 이호준(SK)의 타석에서 나온 장면이다. 확실한 득점을 위해 주자의 진루와 아웃카운트를 바꾸는 희생번트 작전은 야구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당사자가 장타력을 갖춘 팀의 중심 타자였기에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더욱이 점수는 7-6 한 점차 리드에 불과해 쐐기점이 필요했고, 주자도 이미 득점권에 있었다.
알고보니 이는 이호준의 부상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이호준은 앞서 7회 선두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 2루를 훔쳤다. 이때 슬라이딩 과정에서 손목을 다치면서 제대로 타격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부상을 숨긴 채 다음 타석에 나선 그는 기습 번트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이만수 감독은 "이호준이 생전 안하던 번트를 해서 나도 놀랐다"며 "번트도 하던 사람이 해야된다"고 웃어 넘겼다.
하지만 이호준은 이만수 감독의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문제는 슬라이딩 자세였다. 이 감독은 "(이호준이) 바닥에 손을 짚으면서 슬라이딩을 하는데 잘못하면 부러질 수도 있다"며 "나도 현역 때 그래서 손목을 몇 번 다쳤는데 이호준이 딱 그렇더라"고 충고했다.
다행히 이호준의 부상은 가벼운 단순 염좌로 팀 전력에 큰 지장은 없다. SK 관계자는 "이호준은 9일 한 경기를 거르고 12일 잠실 LG전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전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9일 넥센전에는 이재원이 이호준을 대신해 4번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선다.
[SK 이호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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