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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영화 '피에타'가 지난 9일 새벽 베니스 리도섬 Salon de Grande에서 열린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김기덕 감독은 수상 직후 "매우 기분이 좋다. 이 황금사자상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 영화계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다시 한번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수상 순간 함께 무대에 선 조민수 역시 "얼마 전에 끝난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도 이런 기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 베니스에 도착했을 때부터 지금 이 시간 까지 매 시간 행복하고 감격적이며 놀라움의 연속이다. 김기덕 감독님과 함께한 영화로 만들게 된 영화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대한민국 최초라 기쁨이 배로 크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피에타'는 베니스 영화제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유력한 황금사자상 후보라는 평을 얻었다. 김기덕 감독은 "황금사자상이 얼마나 중요한 상인지 알기에 내심 받을 수 있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이다라고 생각은 한 적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영화가 공식 상영된 이래 내가 몸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영화 '피에타'에 대한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관심과 애정이 상당했다. 특히 베니스에 있는 현지 이탈리아 팬들이 '황금사자상의 진정한 주인공은 피에타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솔직히 기대를 했던 부분이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김 감독은 '피에타'의 수상 이유에 대해 "일단 범세계적인 주제인 자본주의와 이로 인해 발생된 어긋난 도덕성이 모든 관객들 및 심사위원들이 통감했다고 본다. 특히 심사위원들의 평대로 물론 영화의 시작은 폭력성과 잔인함으로 시작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다다르면서 인간 내면의 용서와 구원으로 마음을 정화시키는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고 스스로 분석했다.
은사자상과 남우주연상을 가져간 유력한 경쟁작 미국의 '더 마스터'에 대해서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미국을 대표하는 이로서 그의 작품이었던 '매그놀리아', '데어 윌 비 블러드'등 인간 내면에 대한 주제로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던 감독이었기에 그 와의 경쟁은 너무 영광스러웠다. 특히 그의 이번 작품인 '더 마스터'는 은사자상 및 필립 세이무어 호프과 조아퀸 피닉스가 공동 남우주연상을 탄 수작이다"라며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 출품된 폭력과 종교에 관한 쟁쟁한 감독들의 작품들이 많이 쏟아졌던 가운데, 그 중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타게 되어 다시 한번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김기덕 감독은 자신을 발굴한 알베르토 바르베라 베니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 대해 "사실 '피에타'가 베니스영화제에 입성하게 된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가 나를 발굴해준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과 마이클 만 심사위원장이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크게 반했다고 영화제 기간 중 전해주었으며, 객관적인 입장에서도 이 메시지가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거라고 언론과 인터뷰도 하셨던 것으로 안다. 특별히 수상 전에는 먼저 떠나지 말고, 꼭 폐막식에 참석 해주면 좋겠다고 개인적인 의사를 표시해주셨고, 수상 후에는 정말 축하한다고 전해 주셨다"라고도 말했다.
특히 고마운 사람을 꼽아달라는 주문에 김기덕 감독은 "황금사자상의 영광은 이 영화에 참여해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먼저 돌리고 싶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조민수는 "이 영광은 김기덕 감독님에게 우선 돌리고 싶다. 세계적인 명성의 감독님이 그 위력을 이 자리에서 보여주셨듯, 대한민국 관객들도 영화 '피에타'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들려줬다.
수상 직후 '아리랑'을 열창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영화 '아리랑'으로 작년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타면서 이 노래를 불렀다. 한국에서도 말했듯이 '아리랑'은 내가 지난 4년 간의 나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자, 씻김굿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아리랑'을 부른 것은 세계인들이 영화 '피에타'의 메시지와 더불어 일종의 가장 한국적인 것을 수상 소감 대신 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국내 관객들에게는 자신의 영화 '피에타'에 대해 "극단적인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본주의 중심인 돈이라는 것에 의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불신과 증오와 살의가 어떻게 인간을 훼손하고 파괴하며 결국 잔인하고 슬픈 비극적 상황을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피에타'를 통해 돈이면 다 된다는 무지한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더 늦기 전에 진실한 가치로 인생을 살기를 깨닫기를 기원한다"고 소개했다.
김기덕 감독은 1996년 '악어'로 데뷔해 8년전인 2004년 한해에 '빈집'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은사자상)을,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은곰상)을 수상했으며, '아리랑'으로는 지난 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을 수상해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한 유일한 한국감독이었다. 이어 올해 '피에타'가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며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외에도 '피에타'는 베니스 영화제 비공식상 부문인 젊은 비평가상(PREMIO AGISCUOLA LEONCINO D'ORO'), 골든 마우스상(MOUSE D’ORO), 나자레노 타데이상(Premio P. Nazareno Taddei) 등을 수상해 베니스 영화제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상 순간의 김기덕 감독과 조민수. 사진=NEW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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