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화가 올해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한대화 감독이 물러나면서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올해도 최하위에 머문다면 최근 4시즌 동안 3차례 꼴찌로 내려 앉게 돼 지금 한화는 '암흑기'라 해도 무방하다. 2007년 이후 가을 잔치에서 구경꾼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 해에는 시즌 막판 두산, LG와 '5위 경쟁'에 나서며 선전을 펼쳤지만 올해는 최하위로 떨어진 뒤 이렇다할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올해 그들의 목표는 달랐다
한화는 지난 해 꼴찌 후보로 꼽혔다.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으니 그러한 평가는 당연했다.
그러나 한화는 시즌 초반 최악의 출발에도 불구, 시즌 막판 5위를 두고 경쟁을 펼칠 정도로 저력을 보였다.
지난 해 한화는 '올라가는 재미'가 있었다. 최하위만 벗어나도 하나의 성과였고 때문에 순위가 한 계단 오를 때마다 의미가 있었다. 한화의 순위가 8위에서 7위, 7위에서 6위, 6위에서 5위로 향하면서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팬들은 한대화 감독에게 '야왕'이란 닉네임을 선사하며 한화의 기적을 응원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은 4위 다음인 5위만 마크해도 한화로선 만족할 만한 성과였다. 그러한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5위를 두고 거액의 보너스를 걸기는 어려웠다.
올해는 달랐다. 시작은 지난 해와 비슷했다. 그러나 한화의 목표는 4강이었다. 5위나 8위나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해와 같은 저력이 발휘되지 않는 건 당연했다.
▲ 역대 최다 끝내기 승리의 함정
지난 해 한화는 역대 최다 끝내기 승리 신기록을 세웠다. 한화 팬들은 홈에서 11차례나 끝내기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엔 함정이 있었다. 끝내기 승리는 분명 팬들에게 짜릿함을 안기고 극적인 승리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데 특효약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 만약 이것이 역전이라면 뒷심에 후한 평가를 줄 수도 있다.
문제는 끝내기 승리가 너무 자주 일어났다는 것이다. '강팀의 홈 경기'라면 이미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상대의 9회초 공격을 막고 승리를 확정 짓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다.
사실 홈 경기에서 9회말 공격을 한다는 건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다. 지고 있거나 동점이어야 9회말 공격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끝내기 승리의 이면에는 불안정한 전력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한화의 전체적인 실력이 향상됐다고 보기엔 어려웠다.
▲ 기대만 부풀었던 올 시즌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박찬호, 김태균, 송신영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전력 보강에 성공한 것은 분명했지만 그렇다고 전체적인 전력이 급상승한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구단의 지나친 기대였다. 4강도 아닌 우승을 언급할 정도였으니 선수단이 짊어질 부담은 엄청났다.
시즌 전부터 한 감독은 지난 해 4월의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시즌 초반의 중요성을 몇 차례나 강조했다. 그런데 막상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맡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던 새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는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나는 슬로우 스타터다"라고 말하고 다녔으니 '엇박자'가 어찌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무리투수 데니 바티스타의 부진도 뼈아팠다. 공교롭게도 배스와 바티스타 모두 한화가 "오랜 기간 동안 지켜본 선수"라며 영입하자마자 '야심작'임을 강조했던 선수들이다.
또한 한화는 대전구장의 리모델링이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5월 초까지 청주구장을 홈으로 써야 했다. 홈도 아니고 원정도 아닌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가뜩이나 좋지 않은 그라운드에서 탄탄하지 않은 수비력이 '탄로'나는 일만 잦았다.
이제 한화는 내년을 바라봐야 한다. 과제가 산더미다. 감독 선임, 전력 보강, 2군 훈련장 완공 등 누구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야 한다. 부지런하면서 냉철한 시선으로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바라봐야 한다. 물론 애초에 그랬다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테지만.
[한화 선수들의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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