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153km.
한화 선발 투수 대니 바티스타가 시즌 4승째를 따냈다. 바티스타는 11일 대전 삼성전서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7탈삼진 4볼넷 2실점으로 시즌 3승(4패 8세이브 4홀드)째를 챙겼다. 8월 2일 LG전에 이어 약 1달 열흘만의 승리를 맛봤다. 시즌 초반 마무리로 숱한 실패를 맛본 바티스타는 7월 27일 KIA전부터 선발로 나선 뒤 결과가 좋아 반전드라마를 쓰고 있다.
바티스타는 빠른 볼을 지녔다. 하지만, 제구력이 나쁘다. 어떻게 보면 LG 레다메스 리즈와 비슷했다. 지난해 마무리로 성공했지만, 올 시즌엔 실패했고, 한화로선 대체용병 션헨마저 내보낸 마당에 바티스타를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은 마음에 선발로 내보냈는데, 의외로 결과가 괜찮다. 그는 지난 8일 두산전서는 무려 7⅔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 3실점하기도 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닝이터의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그에 앞서 2일 LG전서는 7이닝 무실점으로 퀼리티스타트 승리를 따냈다.
바티스타는 이날 단 5이닝을 소화했지만, 강렬한 투구를 펼쳤다. 물론 특유의 롤러코스터 피칭도 여전했다. 제구력이 흔들려 4회엔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외엔 흠 잡을 게 없었다. 1회 이승엽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를 맞지 않았고, 2회 최형우와 이지영에게 연속안타를 맞았으나 정형식, 조동찬, 김상수를 삼진과 범타로 처리했다. 3회에는 삼자범퇴가 나왔다.
문제의 4회. 제구력이 흔들렸다. 박석민과 최형우에게 각각 스트라이크 1개밖에 넣지 못했다. 연속 볼넷. 이어 이지영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무사 만루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구원 바티스타와는 달리 선발 바티스타는 도망가지 않았다. 설령 자신이 잘 못 던져도 후속 투수가 팀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보였다. 마무리 때와는 심적으로 다른 상황. 정형식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은 뒤 대타 강봉규와 김상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게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전력피칭으로 잡아낸 것이었다.
바티스타는 5회에도 1사 후 박한이와 이승엽에게 볼넷, 폭투 등으로 1사 2,3루 위기를 맞이했으나 박석민을 내야 땅볼로 처리해 아웃 카운트와 1점을 맞바꿨고, 최형우에게 적시타를 맞은 뒤 이지영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하고 6회 마운드를 박정진에게 넘겼다. 5회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4회까지 타선이 6점을 뽑아주는 통에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결국 1달만의 승리를 따냈다.
총 87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는 47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직구 최고구속이 무려 153km까지 나왔다. 불 같은 강속구에 삼성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이 대체로 밀렸다. 147km까지 나온 슬라이더도 17개를 던져 고비마다 삼성 타선을 범타로 돌려세웠고, 135km 커브를 17개 던져 완급 조절까지 했다. 비록 제구력이 들쭉날쭉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언제 어디로 들어갈지 알 수 없는 강속구는 삼성 타자들에게 원천적인 공포를 주기에 충분했다. 사실 그게 선발 바티스타의 최대 장점이다.
이날 전까지 바티스타는 구원 34경기서 1승 3패 8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70으로 부진했으나 선발로 돌아선 뒤 6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51로 좋은 피칭을 했다. 경기 전 만난 한용덕 감독대행도 “바티스타가 지금처럼 해준다면 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며 최근 그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 대행의 만족감. 이날도 충족됐다. 선발 바티스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153km는 강렬했다.
[바티스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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