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임창용은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을까.
일본 언론들은 11일 일제히 야쿠르트가 임창용을 내년 전력구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0% 확실한 건 아니지만, 그런 움직임이 포착됐기에 기사화가 됐다. 임창용 2+1계약의 마지막해인 2013년은 야쿠르트와 임창용 양자 합의 하에 함께 할 수도 있고, 결별할 수도 있는 옵션의 해다. 만약 임창용이 야쿠르트를 퇴단할 경우 일본 내 타구단 이적, 메이저리그 진출, 한국 복귀 등 크게 세 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 야쿠르트는 정말 임창용을 놓아줄까
정황상 말이 된다. 2008년부터 야쿠르트에서 뛴 임창용은 2010시즌이 끝난 뒤 2+1 재계약을 맺었다. 계약 첫해인 지난해 맹활약했으나 올해 9경기서 단 1세이브도 없이 홀드 3개에 그쳤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 때부터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5월 1군에 올라왔으나 중간계투를 전전하다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그 사이 또 다른 용병 토니 버넷이 마무리로 맹활약 중이다. 야쿠르트도 임창용이 아쉬운 상황이 아니었기에 수술을 하게 했다.
그에겐 올 시즌이 중요했다. 올해 활약 여부에 따라 구단과 임창용의 합의 하에 계약 연장을 할 수 있는 2013시즌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2년에 활약을 하지 못하면서 야쿠르트로선 굳이 +1년의 옵션을 함께 할 이유가 없어졌다. 지난 7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임창용은 아무리 빨라도 내년 봄은 돼야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을 전망이다. 즉, 재활 경과에 따라 내년 활약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야쿠르트는 불확실한 행보의 임창용과 함께할 명분이 더 이상 없다.
▲ 임창용의 재활은 어떻게 될까
임창용은 7월 6일 야쿠르트 지정병원에서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8월 초까지 깁스를 했고 이제 재활에 돌입한지 약 1개월 정도 됐다. 통상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의 재활 기간은 1년 정도로 잡는다. 그러나 수술 경과, 본인의 노력, 주변 환경 등에 따라 재활 기간은 천차만별이다. 임창용의 경우 삼성 시절이던 2005년 10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2006년 삼성의 마지막 경기에 깜짝 등판했고, 2007년을 정상적으로 치렀다. 몰론 구위가 오르지 않아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
7년 전 임창용의 팔꿈치 인대 손상은 심각했었다. 그러나 이번 부상은 7년전보다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임창용은 한번 재활을 겪어봤기 때문에 재활 노하우가 있다. 재활을 건강하게 마친다면, 그리고 시기마저 빨라진다면, 임창용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낙관도 비관도 할 수는 없다. 팔꿈치 인대 수술과 재활이라는 게 원래 한치 앞도 알 수 없다. 회복이 다 됐다 싶어 피칭에 들어갔는데, 다시 통증을 느껴 이전 단계로 돌아가고, 그러다 두려움과의 싸움에 지치는 투수도 많았다.
▲ 일본? 미국? 임창용의 속내는
임창용이 올 시즌 후 자유의 몸이 된다면, 재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본에서의 인기는 여전할 전망이다. 그는 일본에서 4년 통산 128세이브를 쌓았다.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 검증이 끝난 최강 마무리다. 일본에선 충분히 그의 재활 경과를 보면서 과감하게 계약 조건을 들이미는 구단이 나올 수 있다. 그럴 경우 임창용은 리그와 구단 상황을 봐가면서 선택을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행 가능성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한창 좋은 구위만을 볼 때 임창용은 충분히 메이저리그 도전을 할 수 있다. 임창용은 과거에도 나이, 팀, 성적을 떠나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아보고 싶다는 순수한 바람을 드러낸 적이 있다. 지금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재활에 집중한 뒤 다가올 스토브리그서 일본 구단의 오퍼를 뿌리치고 재활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행 시도를 할 가능성을 0%라 단정할 수는 없다.
선수등록기간이 정해진 한국과 일본과는 달리 미국 메이저리그는 1년 내내 언제든 자유롭게 입단 계약 및 협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충분히 재활을 한 뒤 내년 시즌 중, 혹은 2013시즌 후 미국 도전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시기적으로도 임창용이 미국 무대를 밟을 기회는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다만,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고 재활 경력이 있는 자가 시즌 중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어 기존 주전들 사이를 파고드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결국 팔꿈치 재활 경과에 따라 미국행 가능성은 요동칠 전망이다. 임창용은 미국에선 검증된 투수가 아니다.
▲ 삼성 재결합 시 이해득실은
일본과 미국행이 여의치 않다면 결국 남은 선택은 삼성이다. 임창용은 2007시즌 후 임의탈퇴신분으로 삼성의 동의 하에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한국 유턴 시엔 무조건 삼성에 입단해야 한다.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말이다.
삼성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1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류중일 감독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재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원론적인 말만 했다. 다만, 임창용이 언제 건강한 몸으로 뛸 수 있느냐에 따라 이해득실을 따져볼 수는 있다. 임창용이 삼성에 돌아올 경우 불펜 전력이다. 건강한 임창용은 삼성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다. 또한, 간판 마무리 오승환의 향후 거취에 따라서 삼성에서의 위상도 달라질 전망이다. 분명한 건 만약 오승환이 2014년 완전한 FA가 될 때까지, 혹은 그 이상 삼성에서 뛸 경우 둘은 어떤 방식으로든 역할 교통정리를 해야 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임창용의 향후 전망을 내리기란 상당히 어렵다. 일단 재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에 따라 야쿠르트의 방침이 최종 확정된다면 임창용의 차후 행선지도 요동칠 전망이다. 삼성과의 재결합이 이뤄지려면, 현 시점에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