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즌 내내 무던히도 애를 태웠던 그들이 맞나 싶다.
1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삼성전. 시즌 첫 3연승을 노리던 류현진의 최근 구위는 무척 좋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높은 관심 속 집중력이 한결 높아졌다. 10승에 대한 승부욕도 불타오른 상황. 상대가 지난 7월 18일 2이닝 8실점 악몽을 줬던 리그 최강의 삼성 타선. 맞상대 투수도 우완 에이스 윤성환. 류현진으로선 만만치 않은 환경이었다.
이럴 땐 결국 타자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줘야 한다. 야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꽁꽁 묶이던 방망이, 잦은 2% 부족한 수비로 류현진을 웃지 못하게 한 그들이 아니었다. 류현진이 삼성 타선을 구위로 압도하자 야수들도 필요한 득점을 3점 뽑아줬다. 류현진이 내려간 뒤 이승엽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지만, 그래도 경기 초, 중반 3점은 값졌다.
1회말 1사 후 장성호의 우전안타와 최진행의 볼넷, 김태균 중전 1타점 적시타까진 평이했다. 하지만, 2회부턴 기민한 주루가 돋보였다. 1사 후 하주석이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를 친 뒤 2루도루를 성공했다. 후속 타석엔 최근 타격감이 좋은 톱타자 오선진. 오선진은 곧바로 좌측 1타점 2루타로 하주석을 불러들였다.
득점엔 실패했지만, 4회말엔 1사 후 오선진이 우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3루 도루에 성공하며 삼성 윤성환-이지영 배터리를 압박했다. 윤성환은 깜짝 놀랐고 이후 흔들린 듯 최진행에게 볼넷을 내줬다.
6회말이 하이라이트였다. 신경현의 중견수 오른쪽 안타에 이어 대주자 이학준의 2루 도루, 하주석의 3루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 찬스에서 오선진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쐐기점을 뽑았다. 이학준의 2루 도루가 특히 돋보였다. 당시 하주석은 희생번트 자세를 취하고 있었지만, 초구에 의도적으로 번트 헛스윙을 하며 삼성 내야진을 혼돈시켰다. 하주석의 번트로 알고 약간 전진 대시한 삼성 내야진이 순간 움찔했고, 그 사이 이학준은 비교적 여유있게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희생번트와 희생플라이.
안타 1개만 치고도 기민한 주루 플레이와 팀 플레이로 추가점을 성공시켰다. 이승엽에게 8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는 걸 감안하면 6회 이 플레이들은 단연 팀 승리와 류현진 8승의 숨은 원동력이었다. 이런 깔끔한 모습만 보여준다면, 오선진, 하주석, 이학준 등이 이런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한화도 결코 미래의 희망이 없는 게 아니다.
[오선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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