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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싱가포르에서 K팝 인기는 정말 엄청나요. 길거리나 티비에서 K팝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와요. 한국 사람들이 K팝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처럼 싱가포르도 한류 바람이 커요. 저만해도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선배님들 노래 많이 들었는걸요. 그런데 제가 한국에서 데뷔를 하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K팝이 제 인생을 바꾼 셈이죠"
걸그룹 스카프(Skarf:페린 솔 타샤 제니)의 타샤, 페린의 말이다. 싱가포르 멤버인 타샤는 한국에서 걸그룹 데뷔를 하기 위해 가족을 떠나 한국에서 생활 중이다. 함께 온 페린도 마찬가지. 아무래도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국 생활이 어떠냐"고 물었다.
"처음에 왔을 때는 적응하기 힘들었고 향수병에 마음이 어렵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국을 좋아하게 됐어요. 소속사 식구들도 잘 해주시고 멤버들과도 많이 정들었죠. 한국 사람들이 예의도 바르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것 같아요. 인사도 잘 해주고요"(페린)
"좋아요. 사실 엄마, 아빠와 헤어져야 하는 것만 빼면요. 무엇보다 한국 음식이 정말 맛있어요. 특히 식당 갔을 때 반찬이 많이 나오는 게 신기해요. 싱가포르는 일품요리나 덮밥을 주로 먹거든요. 최근에는 한국요리하는 것에 빠졌어요"(타샤)
실제로 타샤는 멤버 솔의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줄 만큼 요리에 관심이 많다. 게다가 살뜰하게 멤버들을 잘 챙기고 책임감도 강한 편이어서 만장일치로 리더가 됐다. 아직 한국말도 서툴고 맏언니도 아니지만 리더로서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한다. 여리여리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그룹인사를 할 때 구령을 붙힐 때 만큼은 리더로서의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또 다른 싱가포르 멤버 페린은 현지에서 춤을 가르치던 경력이 있다. 싱가포르에서 K팝이 크게 인기를 끌고 그 매력에 푹 빠진 페린은 중·고등학생들에게 K팝 댄스를 가르치며 꿈을 키웠다. 우연한 기회에 싱가폴에서 열린 오디션을 봤고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가수에 대한 열정이 컸지만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한 싱가포르 테마섹 폴리테크닉 대학교를 그만 둘 때는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했다.
"숙소생활을 해야 해서 집을 떠나는데 아빠가 '솔 독립 만세'를 외치시며 제 독립을 축하해 주셨어요. 어쩐지 섭섭하기도 했지만 저를 믿어 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도 들었어요. 아빠의 기대에 부흥해야죠"
막내 제니는 수줍음 많고 요즘 소녀답지 않게 순수한 면모가 돋보였다. 제니는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다. 특히 최근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공개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제가 데뷔한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놀라기도 하면서도 응원해 줘서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꼭 성공해라' '잘되기를 바랄께'라는 등의 문자도 많이 받았어요. 친구들 응원만큼 열심히 해서 멋진 걸그룹이 되고 싶어요"
이제 가요계에 발을 디딘 스카프 멤버들의 순수하고 맑은 눈빛이 빛났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가수의 꿈을 이룬 솔, 제니와 싱가폴에서 K팝에 반해 단숨에 한국으로 날아온 타샤, 페린의 열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국, 싱가폴 소녀 4명의 만남이 K팝의 역사를 바꿀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걸그룹 스카프.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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