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두 기상도가 심상찮다.
선두 삼성이 주춤하다. 삼성은 11~12일 한화와의 대전 2연전서 모두 패배했다. 11일엔 2-11 대패를 맛봤고, 12일엔 2-3으로 석패했으나 내용만 놓고 보면 완패였다. 한화가 최근 분위기를 다잡고 있지만 상대가 최하위였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2연패 충격보다 더 심장 떨리는 건, 2위 롯데가 소리 소문 없이 추격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이 9월 4승 4패 포함 최근 15경기서 9승 6패를 하는 동안 롯데는 9월 6승 3패 포함 최근 15경기 10승 4패 1무로 초상승세다. 한때 2위권에 5~6경기 앞섰던 삼성은 13일 현재 롯데에 단 3경기 앞서있다. 이젠 선두를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잔여경기도 삼성이 18경기, 롯데가 17경기. 뒤집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 삼성 부진보다 롯데 페이스가 좋다
사실 시즌 막판엔 경기일정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전력이 좋은 팀들도 꾸준히 승수를 쌓는 게 쉽지 않다. 이미 8개 구단 선수들은 체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졌다. 삼성도 예외일 수 없다.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해온 선수라도 이때쯤이면 한번쯤 페이스를 잃고도 남을 시기다. 그래서 시즌 초반 3경기와 시즌 막판 3경기는 다르다는 말이 있긴 하다. 그만큼 시즌 막판엔 순위 뒤집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삼성이 지금 그리 부진한 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롯데의 페이스가 너무 좋다. 시즌 중반 타선이 지독하게도 터지지 않아 고생했던 롯데는 최근 투타의 조화가 절정이다. 정대현이 합류한 불펜진은 삼성의 위력과 맞먹는다. 13일 현재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 3.34로 1위다. 줄곧 삼성이 1위를 달렸지만 3.50, 2위로 내려앉았다. 원래 타격의 팀인 롯데가 마운드까지 삼성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더 안정되는 모양새다. 타선이 연일 침묵하고 마운드마저 이따금씩 얻어맞는 양상인 삼성과 투타사이클이 정반대다.
더욱이 롯데는 현재 3위 SK와 4위 두산에 2.5경기, 3경기 차로 달아났다. 물론 삼성과의 간격과 같거나 좀 더 좁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재 롯데는 심적으로 편안하다. 경기가 잘 풀리는 것도 있지만, 줄곧 0.5경기~1경기 내에서 다닥다닥 붙어있던 SK, 두산과의 간극이 조금 벌어지며 약간의 여유를 찾았다. 멀게만 보이던 선두 삼성도 보인다. 더구나 두 팀은 오는 15~16일 대구 2연전 포함 5경기가 남아있다. 말은 안 해도 롯데는 선두 뒤집기에 대한 의욕이 샘솟을 수 있다. 삼성도 이런 롯데를 슬슬 의식할 상황이 됐다. 롯데가 이번 주말 2연전을 모두 잡으면, 그 이후 상황은 며느리도 모른다.
▲ 타선 침묵이 걱정스럽다
삼성으로선 타선의 장기침체가 걱정스럽다. 최근 타선이 하루 펑펑 터졌다가 하루 완전 침묵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그러다 이번 한화와의 대전 2연전서 연이어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마운드도 요즘 불펜 필승조들이 박빙 승부서 한방씩 얻어맞는 케이스가 종종 발생됐다. 이런 양상은 당장 롯데와 좁혀진 3경기의 간극에서 느껴지는 위기감보다, 앞으로의 상황이 결코 삼성에 유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조바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보통 투타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는 팀은 일차적으로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진 뒤 2차적으로 믿었던 투수들이 얻어맞거나 뜻하지 않은 실책 등으로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삼성은 물론 이 단계들까지 진입하진 않았다. 다만, 타선 침묵이 더욱 장기화 된다면, 롯데의 상승세와 맞물려 진짜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순 없다.
▲ 80승, 6할 회복 쉽지 않다, 6년 전 현대에 쫓긴 악몽 또?
삼성은 지난해 79승 50패 4무, 승률 0.612로 정규시즌서 우승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이를 뛰어넘을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80승을 하고 싶다”라고 했지만, 현실과는 멀어지고 있다. 류 감독이 80승 발언을 한 건 결국 지난해보다 좀 더 나은 성적을 거둬 정규시즌 우승을 동시에 6할 승률로 최강 전력을 인정받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을 하더라도 2006년 이후 6년만에 정규시즌 5할 승률 우승팀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66승 47패 2무, 승률 0.584의 삼성이 80승을 하려면 잔여 18경기서 14승을 해야 한다. 쉽지 않다.
6년전 삼성은 2위 현대에 4경기 앞선 채 2005년에 이어 정규시즌 2연패에 성공했다. 하지만, 7~8월까지 현대에 6경기~6.5경기로 앞서 여유있는 선두를 달렸으나 시즌 막판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투타가 흔들리더니 2006년 9월 15일엔 2경기까지 쫓겼다. 당시 삼성은 시즌 막판 현대와의 맞대결서 겨우 승리해 승차를 벌리고 현대의 연패를 틈타 정규시즌 2연패에 골인했다. 결승점을 통과하니 4경기 차였으나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당시 현대는 7~8월 접전을 펼치던 한화를 제치고 2위에 확고부동하게 오르더니 9월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삼성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2012년 롯데가 2006년 현대처럼 삼성을 괴롭힐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최근 두 팀의 분위기와 흐름이 6년 전과 비슷한 모양새가 될 기미가 보이는 건 사실이다. 어쨌든 삼성은 정규시즌 2연패를 빨리 확정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좀 더 힘을 내야 할 때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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