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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강호동을 롤모델로 삼던 1세대 예능돌, 이특”
‘설레발’, ‘나대기’ 슈퍼주니어의 리더 이특(29, 본명 박정수)에 대한 일부 안티팬들이 지적하는 이미지다.
그렇다 아이돌 가수라면 대중의 기호에 맞게 입을 굳게 다물고 “팬들을 위해 이 무대에 섰습니다”라는 말만 해야할지언데, 이특은 그렇지 않았다.
2005년 데뷔 한 슈퍼주니어, 그 중 리더 이특은 ‘예능+아이돌=예능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가 출연했던 예능프로그램은 대충 세어봐도 20여개. 데뷔 또한 예능이 먼저였다.
지금의 이특은 예능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존재다. MBC ‘우리결혼했어요’를 비롯해 SBS ‘강심장’, ‘스타킹’ 등을 통해서 폭발적인 예능감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거침 없는 발언과 주변 동료들의 이야기를 방송에서 언급해 ‘안티팬’ 생산이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특은 왜 예능에 출연해서 굳이 안티를 만드는 발언을 해야 했을까? 그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였다. 이특은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예능프로그램은 전쟁터와 같다. 4시간 가까운 시간 녹화를 진행하지만 정작 방송분은 1시간도 되지 않는다. 쌘 발언이 없으면 통편집되고 만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슈퍼주니어의 지금 인기를 생각한다면 이특의 이런 발언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데뷔 초 슈퍼주니어는 ‘동방신기에 탈락한 SM중고 연습생들의 집단’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데뷔 초반 멤버들의 나이는 다수가 20대 중반. 당시로서는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힘든 멤버 구성이었다.
이특은 “멤버들 모두가 긴 연습생을 거치면서 성공에 목말라 있다”라며 “그 성공을 위해서는 차별성을 둬야 하는데 어떤 분야에서건 살아 남아야 했다. 다른 아이돌의 경우라면 예능도 가수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슈퍼주니어에게 뒤는 없다”고 절박한 심정을 전했다.
그의 각오는 빛을 보기 시작했다. ‘예능돌’의 선조격인 이특이 나올 당시만 해도 ‘왜 저래?’라고 했던 팬들이 이제는 빅뱅 대성, 제국의 아이들 광희, 카라 구하라 같은 예능돌들을 보면서 열광한다. 예능돌은 더 이상 방송가에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특은 데뷔 초 다른 가수들이 선배 가수를 롤모델로 얘기한 반면 강호동을 언급했다. 강호동의 열정을 옆에서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의 이특의 모습은 씨름선수에서 예능인으로 변신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강호동의 데뷔 초를 떠올리게 한다.
2005년 데뷔 초 만난 이특은 다른 슈퍼주니어 멤버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한 음악프로그램 대기실과 화장실을 오가면서도 지나가는 이에게는 모두 인사를 했다. 이후 수차례 만남 그리고 세계적인 K팝 붐이 불어 스타가 된 뒤인 2011년 싱가폴에서 열린 ‘MAMA’에서 만난 이특은 6년 전과 변함이 없었다. 밝고 쾌활하고 인사성 밝은 이특의 모습 그대로였다.
여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좀 뜬 다음에는 주변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예능가에서는 ‘스타가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특은 상을 받으면 지금도 멤버들과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팬클럽과 가족을 먼저 거론하면서 수상을 기뻐한다. 상을 받고도 “소속사 사장님 감사합니다”를 가장 먼저 외치는 다른 아이돌들과는 다르다.
가끔 방송에서 ‘설레발’을 치는 이특의 모습을 보면 “아 또 저러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그런 모습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던 것을 가끔 돌이켜 본다.
이특은 이제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피할 수 없는 병역의 의무를 위해 입대할 예정이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고 초심을 잃지 않는 이특의 인생 2라운드에는 눈물이 없길 기대해 본다.
[이특.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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