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박찬욱 감독이 차기작 계획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박찬욱 감독은 12일 서울 여의도CGV에서 무비꼴라쥬 톡 플러스 행사에 참석해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박 감독은 "내가 미국 사람들과 일을 하려고 한 제일 큰 이유 중 하나는 언젠가 서부극을 하고 싶어서"라며 "현재 좋은 작품을 만났는데 아직 여러 가지 협상 단계다"고 답했다.
이어 "그 와중에 얘기되고 있는 작품도 몇 개 있는데 뭐가 먼저가 될진 모르겠고 이것저것 다 안 될 수도 있다"며 "한국에서 만들 영화도 기획하고 있고 지금 오랜만에 휴가 기간이지만 한국영화 각본을 쓰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일본인 귀족과 조선인 하녀 사이의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그의 첫 영어영화 '스토커' 촬영 및 후반 작업을 모두 마친 뒤 귀국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스토커'는 내년 3월 개봉된다. 그는 "'스토커'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할리우드에서는 일반화됐다 들었던 현장편집, 스토리보드 시스템은 알고 보니 아니었다"며 "할리우드 장편영화에서는 현장편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으며, 스토리보드는 보통 일부 시퀀스에서만 사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오히려 박찬욱 감독의 스토리보드를 보고 작품 전체를 스토리보드로 작성하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
아울러 박찬욱 감독은 지난 8일(현지시각) 제69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기덕 감독의 수상 소식을 듣고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놀랍지도 않았다"며 "유럽에서 평가를 어떻게 받는지 아는 입장에서 이번 수상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감독으로, 또 같은 동네 주민(파주 헤이리)으로서 정말 축하할 일이다. 우리 동네 초입에 현수막도 걸려있다"고 웃었다. 그는 국내 최초로 세계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지 못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도 나중에 받으면 되지 않느냐"며 웃어 넘기는 여유로움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욕도 먹고 비판도 받는 가운데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유럽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려고 기획한 작품들, 또는 그런 목적으로 저 신을 삽입한 것이라는 말이다"라며 "제작비 몇 십 억이 들어가는 영화를 만들면서 개인의 명예욕을 충족시키려고 한다는 것은 너무 파렴치하다. 정말 억울하고 어디 가서 하소연하고 싶고 신경이 쓰인다"고 자신이 영화제를 위한 영화를 만든다는 시선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솔직하게 밝혔다.
[박찬욱 감독. 사진 = CGV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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