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결국 선수 보강은 김시진 감독에게 독이 돼 돌아왔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17일 오후 "김시진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김성갑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다.
김시진 감독은 2009년부터 넥센을 맡았다. 이후 현재까지의 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팀내 핵심 전력이 연이어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다른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팀에 비해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이러한 부분들은 김 감독을 괴롭게 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소속팀의 결정을 존중하며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넥센 역시 김 감독에게 믿음을 표하며 계약기간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2011년 3월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언제나 전력 보강보다 차출이 많았지만 올시즌을 앞두고는 선물도 받았다. 소속팀에서 이택근과 김병현을 거액에 영입한 것.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독이 됐다. 선수 영입과 동시에 넥센의 눈 높이도 높아진 것이다.
문제는 그 눈높이의 시각이다. 넥센은 "뛰어난 선수들을 갖추고도 4강에 오르지 못했다"고 김시진 감독 경질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정말 선수들을 활용하지 못해 현재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일까.
넥센은 17일 현재 54승 2무 62패로 6위에 올라있다.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지만 거액을 투자한 5위 KIA와 2경기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현재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이라는 것이 야구계 평가다.
이택근, 김병현 영입만으로 단번에 팀 전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여기에 현재는 이택근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이며 김병현은 국내 무대 적응을 하는 과정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부분은 사실상 없다. 브랜든 나이트, 서건창 등이 맹활약하고 있지만 이들은 김 감독이 발굴해 낸 선수들이기도 하다.
전반기를 3위로 마친 것을 생각하면 소속팀에서는 현재 성적이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야구는 주요선수 뿐만 아니라 선수층도 중요하다. 선수층이 얇은 선수단을 이끄는 김시진 감독으로서는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성과는 한 번에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성적만으로 김시진 감독이 경질됐다면 넥센은 차근차근 쌓아올린 탑을 자신들이 부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전격 경질된 김시진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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