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포항 김진성 기자] 2000안타.
참으로 뜻깊은 기록이다. 한화 장성호가 18일 포항 삼성전서 1-0으로 앞서던 1사 1루 상황에서 삼성 브라이언 고든의 144km 직구를 깨끗한 우전안타를 연결하며 양준혁, 전준호에 이어 한국 통산 세번째로 2000안타를 달성했다. 충암고를 졸업한 장성호의 2000안타는 사실 1~2시즌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몇 년간 그를 괴롭힌 부상이 아니었다면 더더욱 빨라졌을 것이다. 그 정도로 그의 전성기 시절은 찬란했다.
장성호는 1996년 데뷔 후 71경기서 타율 0.206, 2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1997년엔 103경기서 타율 0.268로 성장하더니 1998년엔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 15홈런 49타점을 올렸다. 이때부터 2006년 타율 0.304를 찍을때까지 무려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이는 양준혁의 9년 연속 3할과 같은 기록이다.
더욱이 이 기간 장성호는 1999년(24홈런), 2001년(23홈런), 2003년(21홈런)에 세 차례나 20홈런을 때렸다. 장타력과 정확성, 꾸준함을 겸비한 만능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2002년엔 타율이 0.343, 2003년에는 타점이 105개였다. 2004년과 2005년엔 시즌 막판 위기 속에서 정확하게 타율 3할을 맞췄고, 2006년에도 타율 0.306을 때렸다.
하지만, 최희섭이 입단한 2007년부터 그의 입지는 흔들렸다. 팀내 역학관계에 의한 들쭉날쭉한 출장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2007년 0.281로 10년 연속 3할에 실패했고, 2008년 3할을 달성했으나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다. 결국 트레이드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장성호는 우여곡절 끝에 2010년에 한화로 이적했다.
그런데 한화로 이적해보니 이번엔 어깨가 그를 고생시켰다. 한대화 전 감독은 붙박이 중심타자로 믿음을 줬지만, 막상 몸도 아프도, 타격감도 예전과 같지 않아 남모를 고생을 했다. 또한, 2011년과 2012년엔 타격감이 떨어져서 고생을 했다. 그래도 한용덕 감독대행은 그의 대기록 달성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최근 2번타자로 출전이 잦은 그는 이날도 2번타자로 등장했다.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서서 안타를 때릴 기회를 자주 잡으라는 한 대행의 배려였다.
전성기 시절 외다리 타법으로도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고, 그 이후 다리를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자신만의 타격폼을 정립해간 그는 특유의 콤팩트한 스윙은 약간 무뎌졌다. 대신 노림수와 노련미가 쌓였다.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지난 주말 넥센과의 경기서 경기 중 타구에 머리를 맞는 부상을 입은 그는 이날 다시 선발 출장해 대기록을 달성했다.
만 34세 11개월만에 2000안타를 달성했다. 대졸인 양준혁, 전준호에 비해 빨랐다. 역대최연소 2000안타 고지 등정에 성공했다. 아무리 고졸출신이라지만, 장성호가 36세라는 나이, 정확히 만 34세의 11개월의 나이에 2000안타를 쳐낸 건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경기 후 장성호는 "2000안타는 언젠가는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크게 긴장은 되지 않았다. 다만,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고 패배가 나 때문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2500안타와 1000타점에 도전을 할텐데 아직 감이 오진 않는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가 바로 이날 2000안타이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한편, 역대 최다 안타 타자는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의 2318안타다. 뒤를 이어 전준호 NC 코치가 2018안타를 기록하고 은퇴했다. 장성호는 현역 최다 안타 1위를 지키고 있다. 그의 뒤를 이어 현역 선수 중에선 넥센 송지만이 1856안타, LG 이병규가 1830 안타, SK 박재홍이 1706안타를 기록 중이다.
[장성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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