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구자철이 2012 런던올림픽 한일전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구자철은 최근 방송된 MBC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에 출연해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을 2-0으로 꺾고 동메달을 땄던 순간을 회상했다.
구자철은 선제골을 넣은 박주영이 세레모니를 하던 당시를 언급하며 "(박)주영이 형이 골을 넣고 기도를 했는데, 그때 손을 골을 넣었던 것 중에 가장 심하게 흔들었다. 너무좋아서 손을 흔드는 걸 보는데 그게 짜릿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도 슬라이딩을 하면서 (세레모니하는 박주영과) 함께 있었는데, 그 안에서 모든 선수들이 (박주영에게) 한마디 똑같은 얘기만 했다"며 "욕을 했다. '야! 이씨! 야, 박주영! 열여덟! 야, 이 XX야! 열여덟' 막 이런 식이었다. 진짜 너무 기뻤다"며 모든 선수들이 골의 기쁨에 흥분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또 구자철은 일본 선수를 향해 깊은 태클을 해 심판에게 옐로카드를 받았던 순간의 비화도 꺼냈다. 구자철은 "일본 선수가 공을 걷어내려고 하는데 제가 못 걷어내게 하려고 엎어지면서 몸으로 막았다. 그런데 결국에는 공을 상대팀이 가져갔다. 그 장면이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며 "'무조건 태클이다. 너는 죽었다!' 그러고 뛰어간 거다"고 말했다.
당시 구자철은 심판에게 옐로카드를 받았고 "와이(Why)? 와이? 와이?"를 외치며 강하게 항의했는데, 절친인 기성용은 이후 구자철이 "와이"만 반복한 것을 두고 "영어 공부 좀 더해라"고 놀리기도 했다.
이에 구자철은 "실제로는 영어를 (잘) 한다. 그러니까 뭐 상관 없다"면서도 "제가 그랬다. '아이 디드 온니 터치 더 볼(I did only touch the ball)', 왜 공을 건드렸는데 나한테 옐로카드를 주냐고 했다"고 해명하며 "아마 90분 내내 가장 흥분했었던 장면이다"고 전했다.
구자철은 자신이 넣은 한국의 두 번째 골에 대해서도 "차고 넘어지면서, 공을 보면서 '어? 들어가겠다'가 '들어갔다!'로 바뀌면서 엎어졌다.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좋아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동료 선수들과 함께한 '만세삼창 세레모니'를 기성용의 제안으로 하게된 것이라고 밝힌 구자철은 "결국에는 제 세레모니를 기성용이 쓴 거다. 자기가 골을 안 넣었는데…. 제가 빼앗겼다"면서도 당시 '만세삼창 세레모니'에 감동받은 이들이 많다는 얘기에 "그래요? 고맙다 성용아"라고 말하며 웃었다.
[2012 런던올림픽 한일전 비화를 공개한 구자철.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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