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서재응(35·KIA 타이거즈)은 지난 23일 개인 통산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와 국내 프로야구 경력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선수 자신도 "혼자서 한 게임을 막는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구나 하고 느꼈다"고 말할 만큼 누구보다 전날의 완봉승은 경험이 많은 베테랑 투수에게도 특별한 일이었다.
서재응은 이 경기에서 5회까지 퍼펙트로 넥센 타선을 틀어막았고, 6회와 9회 2사 후를 제외하면 한 번도 주자를 출루시키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이 9이닝이 지나면서 서재응이 36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로써 서재응은 현 소속팀 감독인 선동열이 86년에서 87년에 걸쳐서 세운 49⅔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에 다가섰다. 7이닝 투구를 밥 먹듯이 하는 서재응의 페이스라면 두 경기 정도가 남았다고 가정했을 때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에 타이 혹은 신기록을 노려볼 수 있다.
선발로 연속 무실점한 이닝은 35이닝이다. 서재응은 6경기 연속 무실점했는데, 중간에 한 경기 구원등판(1이닝)이 있었다. 선발로 던진 경기에서 연속으로 점수를 내주지 않고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한 것도 선동열이었다. 선동열의 기록은 37이닝이다. 서재응은 기존 2위 기록이던 송승준(롯데)의 32이닝을 완봉승으로 넘어섰다. 선동열의 기록도 다음 등판에서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서재응은 무실점한 36이닝 동안 믿을 수 없는 기록들을 남겼다. 우선 이 기록 자체가 그렇다. 4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던지며 1점도 내주지 않은 것과 같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서재응은 이 기간동안 피안타율 .126, WHIP 0.63을 기록했다. 8명을 상대해야 안타 하나 정도를 맞았고, 5이닝을 던져도 주자를 3명 정도밖에 출루시키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타자들이 칠 수 없는 압도적인 공을 던진 것도 아니다. 서재응은 허리가 온전한 상태가 아니다. 36이닝에서 탈삼진은 18개다. WHIP 수치를 보면 안타를 맞지 않기 위해 피해가며 볼넷을 많이 내준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매 경기 7이닝 이상을 소화했던 지난 4경기에서 서재응은 볼 1개~반개 정도를 조절하며 원하는 곳에 공을 넣는 신기에 가까운 제구력을 보였다.
서재응의 1이닝은 유난히 짧았다. 타자의 눈에는 보이면서도 공략하기는 쉽지 않은 코스에 공을 집어넣어 빠르게 범타를 유도해냈다. 서재응의 선발 등판에서는 5~6분 만에 상대의 공격이 끝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10개도 던지지 않고 아웃카운트 3개를 만드는 일도 다반사였다.
경기 시간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상대 투수의 활약에 따라서 경기 시간은 차이를 보이지만, 서재응이 등판한 경기에서는 비교적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경기가 종료됐다. 서재응이 7이닝 이상을 던진 지난 4경기에서 KIA의 경기는 2시간 48분, 3시간 9분, 3시간 29분, 2시간 50분 만에 끝났다.
3시간 9분이 걸린 경기(9월 12일 광주 롯데전)는 KIA 불펜이 난조를 보이며 9회에만 3점을 내주는 등 서재응이 물러난 뒤 경기 시간이 길어진 탓이다. 3시간 29분이 소요된 경기(9월 18일 광주 두산전)는 연장 12회말까지 치렀다는 것을 감안하면 진행이 무척이나 빠른 경기였다고 볼 수 있다.
서재응의 투구수도 이 4경기에서 점차 줄어드는 놀라운 양상을 보였다. 서재응은 3경기 연속 7이닝을 던지며 투구수를 87개-82개-74개로 줄여갔다. 완봉승한 23일 경기에서는 9회말에 고전하며 110개를 던졌지만, 8회까지는 87개에 불과했다.
서재응은 5이닝 무실점한 뒤 구원으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 그리고 다시 선발로 돌아와 7이닝을 무실점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도 좋은 페이스를 유지한 점을 우선 높이 살만하다. 그리고 이후 2경기에서는 직전 경기보다 투구수를 점차 줄여나갔고, 이를 기반으로 마침내 7회 이후에도 잘 던질 수 있다는 것까지 보여줬다. 팀 타선의 야속한 득점 지원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진화하는 서재응의 지난 6경기는 그래서 놀라움 그 이상이다.
[서재응.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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