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K리그가 본격적인 승강제를 앞둔 가운데 올시즌 스플릿 시스템이 첫 선을 보였다.
프로축구연맹은 2014년까지 1부리그 팀을 16개에서 12개로 축소할 예정인 가운데 올시즌 부터 두 시즌 동안 매시즌 2개 팀을 2부리그로 강등한다. 프로연맹이 승강제를 실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권고 때문이다. 올해 K리그는 31라운드부터 상위 8개팀이 그룹A, 상주상무를 제외한 하위 7개팀이 그룹B로 나눠 44라운드까지 진행한다.
지난달 열린 30라운드에선 상위 그룹A에 남기 위한 중위권 팀들의 경쟁이 뜨거웠다. 경남 인천 대구가 8위를 차지하기 위해 30라운드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고 결국 경남이 8위에 오르며 상위 스플릿 진입에 성공했다.올시즌 중반 중위권 팀들의 상위 스플릿 진입 경쟁은 선두권 다툼 만큼 뜨거웠다. 축구팬들과 프로축구 관계자들의 관심은 8위 경쟁에 집중됐다. 스플릿 시스템이 없었다면 주목을 받기 어려웠을 팀들은 시즌 중반 생존을 위한 경쟁을 펼쳤다.
올시즌 후반기 그룹A와 그룹B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스플릿 시스템에선 각 그룹마다 흥미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룹A 8개팀들은 우승 경쟁 뿐만 아니라 3위에게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서울 전북 수원 등 선두권 팀 뿐만 아니라 부산 제주 경남 같은 중상위권 팀들에게도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그룹B는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그룹B서 최하위를 기록하는 팀은 내년 2부리그로 강등된다. 12위 대전부터 16위 강원의 격차는 승점 6점차이에 불과하다. 그룹B 팀들은 팀당 11경기씩을 남겨 놓고 있어 매 라운드 종료 후 순위가 변화하며 꼴찌 탈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점쳐진다.
흥미요소가 풍부한 스플릿 시스템이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특히 그룹B에 속한 팀들이 일찌감치 최하위 경쟁에서 벗어나 안정권에 접어들 경우 올시즌 남은 경기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강등 탈출에 성공한 그룹B 팀간의 경기는 주목 받는 것 조차 쉽지 않다. 또한 몇몇 K리그 일선 지도자는 올시즌 스플릿 시스템으로 인해 팀당 정규리그 경기가 30경기서 44경기로 갑자기 늘어난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A매치 등을 피해 K리그 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1주일에 두경기 이상씩 치러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 발생할 수 있는 경기력 저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군팀인 상주 상무는 스플릿 시스템을 앞두고 프로연맹이 이사회를 통해 내년 시즌 2부리그 강등을 결정하자 올시즌 남은 일정을 보이콧 했다. 올시즌 종료 후 K리그 최하위를 기록해 2부리그로 강등될 팀이 상주 상무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2014년 승강제에 앞서 정상적인 2부리그 운영도 프로연맹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강등 경쟁은 우승 경쟁만큼 큰 관심과 함께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흥미를 가져다 준다. 선수시절 J리그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강등 싸움은 치열하고 재미있다"며 "J리그 시즌 최종전에 경기를 하면서도 선수들끼리 강등 경쟁 팀들의 경기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봤다"고 전하기도 했다.
K리그의 숙제인 승강제를 위해 프로연맹은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플릿 시스템의 성공적인 정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준 중의 하나는 팬들의 관심이다. 올시즌 첫 시행된 스플릿 시스템이 팬들의 관심을 얼만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올시즌 K리그에 참가한 16개 구단의 대표선수들]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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