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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한국 가요계에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긴 싸이가 25일 새벽 귀국했다. 지난 7월, '강남스타일'이란 노래를 들고 나온 싸이는 불과 2달여 만에 전세계를 사로잡았다. 아이돌 가수에 가려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던 이 대중가수에게는 이제 대한민국이 좁다. 그는 유튜브 조회수 2억뷰 돌파, 빌보드 핫100 11위 등 가는 곳마다 족적을 남겼다.
그와 관련된 보도는 연일 국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싸이의 업적을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고, 관련 뉴스가 대중문화 영역을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 핫이슈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악성 댓글도 간헐적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악플은 "얼마나 웃겼으면, 조롱하는지도 모르고 좋아하는 모습들이란" "싸이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강남스타일'에 대한 일시적 관심일 뿐, 순간 반짝인기에 불과하다" "'강남스타일'이 외국인들 귀에는 '콘돔스타일'로 들린단다. 음악이 좋아서 인기를 얻은 것인가?" "역시 LA네. 다 한국사람이겠지 뭐" 등 감정적이다. 그래서 더 눈살을 찌푸린다. 전세계가 싸이에 열광하고 있는 지금 이들은 왜 싸이의 성공을 배아파하고 굳이 그의 단점을 찾아내 깎아내리려 할까.
현지에서 한국어를 스스럼없이 사용하고, 귀국 후 대학축제를 선택한 그의 겸손한 행보를 보면 볼수록 그를 향한 악플이 더욱 눈에 가시로 다가온다. 물론 개개인의 특성, 취향은 존중되어야 하고 반대세력은 있기 마련이다. 허나 그것이 '근거있는 비판'이 아닌 '무조건적 비난'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악플러 한명을 욕 먹이는 것이 아닌 우리사회 전체를 욕먹이는 것이라면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렇다면 악플러들은 왜 싸이가 못마땅할까. 이들의 시각에서 본 싸이의 현상태를 종합해봤을 때 가장 주가 되는 주장은 싸이는 희화화될 뿐 존중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마이클 잭슨의 춤을 보며 문화적 파급력을 논하고, 감탄을 느끼지만 싸이의 춤을 보는 미국인들의 시각은 일회성 즐기기 뿐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신빙성이 있을까.
뿐만 아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인기요인을 네가지로 분석하며 그가 경제부분에 미친 파급효과를 입증했고 '아이하트' 측은 싸이의 공연관련 공식 홈페이지에 "그는 K팝 열풍을 미국에 몰고 온 인물이다. 아이하트 페스티벌은 그의 초청을 올해로 끝내지 않을 것이다. 'K팝왕'인 싸이는 중독성 있는 노래와 춤으로 라스베이거스에 '강남스타일'을 전파했다"고 전했다.
만약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김연아 동상처럼 싸이 동상을 건립하자고 제안한다면 몇이나 수긍할 수 있을까. 단편적으로 봤을 때 싸이의 진기록이 가요계의 새로운 장을 마련한 것은 김연아와 일맥상통하다. 그런데 싸이 동상은 왜 안될까. 왜 '글쎄'라는 의구심이 들까. 여기에는 대중문화는 클래식, 음악회보다 저급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숨겨져 있다.
어떤 존재도 건전한 비판은 받아야 발전할 수 있다. 싸이도 그렇다. 그가 더욱 롱런하고 국위선양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비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감정적 시비는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다. 혼잣말은 상관없지만 공공의 장소에 쓰는 악플은 경제적,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에 불과하다. 가수 싸이를 비판할 수 있는 것은 대중들의 특권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이 비판이 아닌 비아냥이 될 때 그들이 뱉은 침은 우리 사회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싸이는 '2012 MTV VMA' 참석 이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I wanna be here every year if possible. 많은 분들의 걱정처럼 '순간반짝'일지라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지나고보면 다 순간이니까요"라는 말을 일부 우려섞인 시선에 대해 심경을 전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떼창하는 진기하고 뿌듯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 그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일부 악플러들에게 전염돼 우리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2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말춤추는 싸이(위쪽사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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