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열외 없이 전부 다 데려간다.”
KIA는 사실상 4강에서 탈락했다. 선동열 감독은 이미 내년 시즌에 대비한 선수단 운용을 하고 있다. 수술과 부상 등으로 최희섭과 이범호는 사실상 시즌아웃됐고, 마무리 최향남에게도 휴식을 줬다. 지난 25~26일 대구 원정에는 맹장수술을 한 이용규와 최근 간수치가 높아진 김원섭을 아예 데려오지도 않았다. 대신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기용했던 젊은 선수들의 기용폭을 최근 더욱 늘리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황정립, 이준호다.
선 감독은 시즌 내내 “KIA는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몇 년째 부상병동인 팀 사정, 허약한 기본 기술 등을 뜯어고치기 위해 젊은 선수들의 꾸준한 기용으로 선수단 활용 폭을 넓힌 다음 올 가을 대대적인 마무리 훈련으로 기량 향상 및 치열한 주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심산이다. 이에 선 감독은 10월 중순부터 11월말까지 대규모 일본 마무리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선 감독은 26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재활 중인 선수들을 빼면 전부 다 데려간다. 주전, 베테랑 모두 예외 없다”라고 했다. 강도 높은 훈련만이 살길이라고 보는 것이다. 훈련의 골자는 수비다. 선 감독은 “강팀은 수비가 탄탄하다. 우리는 수비가 너무 약하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현재 KIA 간판 2루수로 자리매김한 안치홍을 두고서도 “기록되지 않은 실책으로 팀이 진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인조, 천연잔디에 필요한 풋워크와 볼 핸들링이 부족하다”라고 했다.
마무리훈련만큼 수비 향상의 기회도 드물다. 한 해를 마감하는 마무리훈련은 그해 나타났던 문제점을 집중 점검하고 수정하는 시간이다. 반면 한 해를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는 그 해 선수단 운용의 밑그림을 그리는 성격이 강하다. 어느 한 분야에 집중투자를 하기엔 마무리훈련이 적격이다. KIA는 마무리훈련을 통해 2013시즌의 토대를 다지려고 한다.
야수는 상황이 괜찮다. 선 감독은 “이준호, 윤완주, 황정립 말고 새로 올라온 선수가 누가 있어”라고 하면서도 내심 젊은 야수들의 패기 넘치는 모습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들의 기량을 끌어올려 부상에 시달리는 기존 주전들과 베테랑들과의 간극을 좁혀 주전경쟁을 시키면 팀이 강해질 것이라 믿고 있다.
결국 문제는 마운드다. 최근 3연속 완투를 한 서재응, 김진우, 윤석민이 내년에도 제 실력을 발휘한다면 선발진은 두산,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용병 앤서니 르루와 헨리 소사도 만족스러운 상황. 마무리 훈련을 통해 불펜 보강을 해야 한다. 선 감독은 “문제는 양현종이다. 현종이가 선발에 들어오면 용병을 1명 마무리로 구할 수도 있다”라며 “우리는 중간, 마무리가 약해서 선발투수가 끝까지 던져줘야 한다”라고 웃었다. KIA는 현재 선 감독이 삼성 시절 해왔던 불펜 야구가 불가능하다. 지켜줄 점수를 뽑아낼 타선도, 지켜낼 불펜도 모두 2% 부족하다.
선 감독이 마무리훈련을 강조하는 건 삼성 시절의 좋았던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은 2009년 12년만에 포스트시즌서 탈락했으나 시즌 후 곧바로 2달가량 일본에서 강도높은 마무리 훈련을 실시해 2010년 예상을 뒤엎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때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튀어 올라왔다는 게 야구계의 평가다. 비록 선 감독은 마무리훈련을 지휘한 뒤 갑작스럽게 유니폼을 벗었지만, 따지고 보면 현재 리그 최강자 삼성의 밑바닥엔 2009년 마무리훈련이 있었다.
KIA의 초강력 마무리 훈련, 2013년을 향한 씨앗이 될 것인가. 선동열 감독의 눈은 이미 2013년을 향해 있다.
[선동열 감독,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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