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부활의 3안타 2득점이다.
27일 부산사직구장. 경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타선이 안 터져서 걱정이다. 오늘은 잘 터지겠지”라고 기대했다. 삼성은 지난 25일~26일 대구 KIA 2연전서 김진우와 윤석민에게 연이어 완투승과 완봉승을 헌납하며 선두팀의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팀 타율 1위 삼성이 그냥 무너지진 않았다. 부산으로 자리를 옮기자 오랜만에 팀 타선이 터지며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4로 만들었다.
톱타자 배영섭의 몫이 컸다. 배영섭은 26일엔 정형식에게 톱타자 자리를 물려주고 벤치에 앉았다. 19일 한화전서 1안타를 기록한 뒤 6경기 연속 무안타의 극심한 슬럼프. 지난해 신인왕이자 부동의 리드오프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은 뒤 8월 타율 0.307로 살아났지만, 이날 전까지 9월 타율 0.183으로 다시 떨어진 상황. 배영섭에겐 다소 부끄럽지만, 이날 전까지 그의 타율 0.231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낮은 타율이었다.
그래도 류 감독은 “영섭이가 오늘 다시 1번”이라고 했다. 신인왕 출신으로서 끝없는 믿음을 준 것이다. 오랜만에 제 역할을 했다. 3안타 1타점 2득점. 톱타자로서 100% 만점 활약이었다. 그의 3안타는 8월 11일 LG전에 이어 올 시즌 6번째였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심상찮았다. 롯데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를 상대로 볼카운트 2B1S에서 우전안타를 때린 뒤 이승엽의 우중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선취 득점. 이어 2회엔 2-0으로 앞선 1사 2루 상황에서 초구 볼을 고른 뒤 2구째를 타격해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1사 1,3루 밥상차리기에 성공했다. 후속 정형식 타석에선 초구 볼에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사도스키의 투구폼을 읽고 있었다.
4회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6회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3-2로 쫓기는 상황, 1사 1,2루 찬스. 반드시 1점을 달아나야 하는 가운데 타점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김성배의 초구를 타격해 우전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 롯데 우익수의 홈 송구 때 2루에 진루하는 기민한 주루를 선보였다. 후속 대타 강봉규 타석 때 폭투로 3루까지 진루한 배영섭은 이승엽 타석에서 다시 폭투가 나오자 그대로 홈으로 달려들어 득점을 만들었다. 기민한 주루와 재치있는 플레이가 만든 6회의 1타점 1득점이었다.
배영섭은 이날 모처럼 톱타자가 보여줘야 할 것을 모두 보여줬다. 드넓은 사직구장 외야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고, 타격과 주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일단 방망이가 살아나면 주루 센스야 좋은 선수이니 제 기량을 발휘하기엔 더 없이 좋은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해 타율 0.294 24타점 51득점 33도루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날 5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 1도루를 더해 타율 0.235 89안타 32타점 58득점 25도루다. 지난해 성적엔 다소 못 미치지만 잔여 8경기서 2년 연속 100안타, 그리고 30도루는 전혀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그리고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포스트시즌이라는 기회도 남아있다. 배영섭은 작년 신인왕의 위용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을까.
[배영섭.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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