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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올해 가요계의 특징은 아이돌 그룹들이 여느 해보다 많이 쏟아졌지만 뚜렷한 대박 그룹 없이 주춤한 반면, 기대하지 않았던 가수들이 각기 자신만의 색깔을 들고 초대박을 일으키며 어느 때보다도 기형적인, 하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일으켰다.
올 상반기 아날로그 복고 감성의 신드롬을 일으킨 신예 버스커버스커와 올 하반기 세계적인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부른 12년차 가수 싸이가 바로 그들이다.
또 아이돌 그룹 가수들은 대거 브라운관과 스크린, 뮤지컬 무대 등에 진출하며 연기돌의 전성시대를 열었으며 이중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한 미쓰에이 수지와 허염앓이 열풍을 낳은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신드롬의 일등공신 에이핑크 정은지와 서인국은 그야말로 풍작을 거뒀다.
# 상반기 버스커버스커, 아날로그 복고 열풍을 부르다
지난해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슈퍼스타K3’에서 울랄라세션에 이어 준우승한 버스커버스커는 지난 4월 1집 타이틀곡 ‘벚꽃 엔딩’으로 가온차트가 디지털 온라인 스트리밍, 다운로드, 모바일 판매량, BGM 판매량을 합산해 발표한 올 상반기 디지털 종합순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밴드 음악을 하는 버스커버스커가 이같은 신드롬을 일으킬 것이라고는 누구도 쉽사리 예상하지 못했다. 버스커버스커는 ‘벚꽃엔딩’은 물론 ‘이상형’, ‘여수 밤바다’, ‘첫사랑’, ‘꽃송이가’ 등 11곡의 수록곡 역시 꾸준히 음원차트 상위권을 점령, 한 곡이 아닌 앨범 전체가 사랑받는 기염도 토했다.
특히 후크송과 기계음에 지쳐있던 국민들에게 아날로그적인 복고 감성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상반기 가요계의 판도를 바꿔놨다. 특별한 방송활동이나 팬덤 없이도 자신들만에 고집있는 음악색깔로 음원시장에서 장기집권을 했다는 것 등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 하반기 싸이, 세계를 ‘강남스타일’로 물들이다
지난 7월 15일 약 2년만에 정규 6집앨범 ‘싸이 육甲’을 들고 돌아온 싸이는 타이틀곡 ‘강남스타일’로 한 달 넘게 국내 주요 음원차트를 올킬하며 상반기 버스커버스커에 이어 음원 열풍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는 전초전에 불과했다. ‘강남스타일’은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를 매개로 해외 유명스타들의 싸이앓이와 함께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3일 미국 CNN에서 ‘강남스타일’을 소개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 주요 언론들은 싸이와 ‘강남스타일’을 집중조명하며 새로운 K팝 아티스트의 등장을 알렸다. 이후 싸이는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의 회사와 유니버셜 뮤직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엘렌 쇼’, ‘투데이쇼’, ‘SNL’, MTV 뮤직비디오 어워드, ‘아이하트 라디오 페스티벌’ 등 유명 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하며 2개월만에 월드스타로 급부상했다.
지난 두 달간 싸이는 한국 가요계의 역사를 새로 쓰는 기록들도 남겼다. 지난달 21일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아이튠즈 뮤직비디오 차트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지난 1일 유튜브에서 조회수 8000만 건을 넘어서며 한국 아티스트로서 최고, 최단 기록을 돌파했고 지난 28일에는 공개 76일만에 세계 최단 기록으로 3억뷰를 돌파했다.
특히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는 28일 3주만에 2위, 30일 UK 싱글차트에서는 1위를 차지했으며 비영어권 아시아 가수로는 최초로 영미 차트 동시 1위라는 대기록 수립도 대기중이다. 그리고 그의 기록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 침체된 아이돌, 연기돌로 새 활로를 찾다
올해는 아이돌 가수 중 연기돌로 겸업을 선언한 아이돌들의 활약이 유독 두드러진 해였다. 특히 그간 아이돌의 연기도전은 무수한 발연기 논란과 함께 연기 겸업 자체에 대한 선입견이 존재했다면 올해는 출연작들의 흥행과 함께 일취월장한 연기력으로 연기돌의 재발견을 낳았다.
최대 수혜자는 단연 미쓰에이 수지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주축을 이룬 KBS 2TV ‘드림하이’를 통해 연기 신고식을 치른 수지는 올해 90년대 열풍을 일으킨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 첫사랑 캐릭터를 열연, 새롭게 국민 여동생이란 수식어를 얻으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어 공유, 이민정과 함께 KBS 2TV 드라마 ‘빅’을 통해서도 4차원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선보였고 비슷한 나이 또래에서 작품 섭외 1순위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본업인 가수에 이어 연기자로 성공적인 정착을 이뤘다.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 또한 한가인, 김수현 주연의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반듯하고 잘생긴 외모와 신인 연기자 답지 않은 출중한 연기력으로 꽃도령 허염에 완변 변신했고 전국적인 허염앓이 열풍을 낳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룹 내에서 광희, 김동준 등 예능과 병행하며 인기를 얻던 타 멤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던 임시완은 ‘해품달’을 기점으로 KBS 2TV ‘적도의 남자’, MBC 시트콤 ‘스탠바이’에 연이어 출연하며 확고히 연기자로 입지를 다졌고 팀 내 에이스로 떠올랐다.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아이돌들이 사투리와 함께 연기력을 꽃피우며 예상치 못한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는 연기경험이 전무한데다 첫 연기였음에도 불구하고 HOT의 빠순이 성시원을 맡아 망가짐도 불사않는 열연과 리얼한 감정표현, 자연스런 부산 사투리로 드라마를 훌륭하게 이끌었다.
엠넷 ‘슈퍼스타K’ 초대 우승자로 KBS 2TV ‘사랑비’ 출연이 전부였던 서인국 또한 순애보적인 로맨틱 부산 사나이 윤윤제를 맡아 폭풍 연기력을 선보였고 오디션 출신, 아이돌 가수라는 한계를 깨고 연기력을 인정 받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서인국은 ‘응답하라’ 종영과 동시에 MBC 50부작 주말 드라마 ‘아들 녀석들’에도 연속 캐스팅 됐으며 정은지 또한 오는 11월 16일부터 공연될 큐지컬 ‘리걸리 블론드’의 여주인공 엘 우즈 역에 낙점돼 활동 영역을 넓혔다.
[버스커버스커와 싸이(위), 수지-임시완-서인국-정은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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