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대통령임을 입증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를 차례로 제패하며 ‘야통’(야구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류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26년간 코치, 감독 모두 삼성 유니폼을 입은 라이온즈 프렌차이즈다. 1987년 삼성에 입단해 1999년까지 통산 타율 0.265에 그쳤으나 성실함의 대명사로 통했고, 안정적이면서도 화려한 내야수비를 뽐내며 유격수 레전드 계보를 이은 특급스타였다. 은퇴 후 곧바로 주루, 작전, 수비 코치를 11년간 역임했고, 감독으로 발탁된 2011년과 2012년 연이어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류 감독은 KIA 선동열 감독에 이어 KBO 역사상 감독으로 데뷔하자마자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두번째 감독으로 기록됐다. 선 감독은 2004년 삼성 수석코치로 사령탑에 데뷔한 뒤 2005년과 2006년 삼성에서 감독 데뷔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선 감독은 이를 계기로 명장으로 거듭났고, 이후 삼성의 세대교체도 성공적으로 이끈 뒤 2010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류 감독도 선 감독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선 감독도 삼성시절에 해내지 못한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이미 해냈고, 올 시즌에도 한국시리즈와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일단 한국시리즈서 우승할 경우 아시아시리즈 티켓을 따낼 수 있다. 그럴 경우 류 감독은 선 감독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데뷔 후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감독으로 기록되고, 나아가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할 수 있다.
일단 그 중에서 가장 어렵고, 가치가 높은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돌이켜보면 류 감독의 2012년은 험난했다. 지난해 우승전력이 건재한데다 이승엽의 영입으로 2연패는 ‘식은 죽 먹기’라는 평가 속에 힘차게 2012년을 맞이했으나 5월 마지막 경기서 극적으로 시즌 첫 5할 승률을 달성할 정도로 부진에 휩싸였다. 믿었던 일부 주전들의 부진과 극심한 투타 엇박자에 류 감독도 당황스러워할 정도였다.
급기야 5월 초순 팀이 7위로 추락하자 팬들의 극심한 비난 포화를 받았다. 인터넷 기사 댓글엔 온통 류 감독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이를 모두 인내했고, 선수들을 끝까지 믿었다. 조급해하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리는 시즌 운영으로 결국 7월 들어 팀을 선두에 올려놓았고, 8월과 9월 1~2차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선두를 지켜냈다. 몸이 좋지 않은 선수는 조속히 치료를 받게 했고, 각 파트별 코치에게 모든 업무를 맡기고 자신은 책임만 지는 믿음과 소통의 야구를 했다. 그 결과가 정규시즌 2연패다.
삼성이 시즌 초반 부진했을 때 팬들은 그에게서 야구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뺏어야 한다고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가장 어렵다는 정규시즌을 넘어 한국시리즈와 아시아시리즈까지, 2년 연속 트리플크라운이라는 대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이런 그에게 ‘야통’이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삼성의 정규시즌 2연패로 류 감독의 지도자 인생에 꽃이 활짝 피었다.
[류중일 감독.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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