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의 정규시즌 2연패, 이들을 빼놓곤 설명할 수 없다.
삼성의 정규시즌 2연패는 개인보다 강한 팀이 일궈낸 성과다. 하지만, 주머니 속의 송곳은 튀어나오는 법.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딛고 한국시리즈 직행이 성사된 건 이승엽, 박석민, 장원삼의 공이 컸다. 이승엽은 8년만에 삼성에 복귀해 팀의 정신적 지주가 됐고, 박석민과 장원삼은 투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날 전까지 이승엽은 타율 0.307 21홈런 85타점으로 사자군단의 중심을 잡았다. 양준혁이 은퇴한 뒤 허전한 중심을 제대로 잡았다. 시즌 초반엔 극심한 어깨 통증 속에서도 출전을 강행했고, 홈런과 장타 욕심을 버린 정교한 타격으로 후배들에게 득점 찬스를 연결했다. 전성기보다 힘은 떨어졌지만, 노련함과 팀을 위한 희생정신은 8년전보다 더 커졌다.
올 시즌에는 종종 희생번트를 대는 등 팀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솔선수범했다. 팀내에서 가장 먼저 출근해 언제나 선수단의 최일선에서 훈련을 주도했다.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과 개인연습은 오늘날 그가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 비록 예전 같은 폭발적인 장타력을 선보이진 못했지만, 그가 왜 국민타자이자 특급스타인지 여실히 증명했다. 이승엽 없는 삼성은 정규시즌 2연패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타선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선보인 타자는 단연 박석민이다. 박석민은 이날 전까지 타율 0.308(4위) 23홈런(3위) 88타점(2위)으로 팀내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최근 몇 년간 그를 괴롭혔던 왼손 중지손가락은 일본에서 맞은 주사로 마침내 100% 완치됐다. 시즌 막판 다시 통증이 생기자 일본에서 다시 한번 주사를 맞고 그날 바로 대타로 출전하는 열정은 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열 손가락을 배트에 꼭 쥐고 타격을 하자 숨어있던 실력이 그대로 표출됐다. 후반기 들어 다소 주춤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박석민보다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타자는 리그 전체적으로 봐도 몇 안 됐다. 항상 박빙 승부에선 박석민의 방망이가 요동을 쳤고, 그 결과는 삼성의 승리였다. 갖다 맞히는 탁월한 재주에 열 손가락이 배트에 전달하는 파워는 리그 최상급이었다. 3루 수비의 안정감도 더욱 높아졌다. 가끔 개그 본능을 선보이기도 하지만, 팬들은 그가 야구를 잘하는 걸 알기 때문에 웃고 넘길 수 있다.
마운드에선 단연 장원삼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올 시즌 16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2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 평균자책점이 높다는 이유로 평가절하하기도 하지만, 현장 대다수 감독은 “16승은 본인의 능력 없인 따내지 못하는 승수”라는 데 공감한다. 실제 시즌 내내 타자들의 득점 지원을 풍족하게 받은 건 사실이다. 평균 이닝 소화도 6이닝이 되지 않고 퀄리티스타트 13회도 그리 많은 횟수는 아니다.
하지만, 8월 14일 포항 한화전서 14승을 따낸 뒤엔 타자들의 지원을 받지 못해 꽤나 고생했다. 15승을 따내는 덴 1달이 넘게 걸렸다. 그 사이 본인의 투구 밸런스도 흔들렸으나 결국 다시 살아났다. 직구-슬라이더의 단순한 볼 배합에서 벗어나 체인지업을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하면서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모두가 슬라이더를 노릴 때 역으로 직구 승부를 하는 등 영리한 경기운영능력은 리그 최고다. 또한, 리그 최고 수준의 제구력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장원삼이 고비마다 승수를 따내지 못했다면 삼성 마운드의 중심도 잡히지 못했을 것이고 정규시즌 2연패도 불가능했다.
[이승엽, 장원삼, 박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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