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삼성 류중일 감독은 현 시점에서 8개 구단 감독 중 가장 행복할 것이다. 정규시즌 우승을 1일 확정짓고 잔여 5경기를 여유있게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실제 1일 경기 후 구단주가 참석해 류 감독 이하 코칭스텝을 격려하는 조촐한 식사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류 감독도 경기 후 김성래 수석코치를 통해 “수고했다. 남은 5경기도 잘 마무리하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이제 개인타이틀에 눈을 돌릴 때다. 삼성은 올 시즌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개인 타이틀에서 두각을 드러낸 선수가 드물다. 다승 공동 1위에 오른 장원삼(16승), 세이브 공동 1위에 오른 오승환(34세이브) 정도다. 이들은 잔여 5경기서 ‘단독 타이틀 홀더냐, 공동 타이틀 홀더냐, 아니면 타이틀 획득 실패냐’ 중 하나로 운명이 결정된다.
사실 오승환의 세이브는 감독이 어떻게 챙겨주기가 힘들다. 세이브 상황이 나올지 안 나올 것인지는 경기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 하지만, 선발 투수의 경우 등판일자를 조절해줄 수 있다. 장원삼은 지난달 28일 대구 롯데전서 선발 등판했다. 일정상 내달 5일 광주 KIA전 등판이 가능하다.
류 감독은 이게 골치가 아프다. KIA가 아직 롯데와 4위 다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KIA가 잔여 4경기서 모두 승리하고 롯데가 잔여 3경기서 모두 패배하면 극적으로 KIA가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다. KIA의 트레직넘버는 1이고, 롯데의 매직넘버도 1. 그러나 최근 페이스는 극과 극이다. 현장에선 롯데의 4강 행을 낙관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대이변의 가능성을 계산해보고 있는 실정이다.
류 감독은 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장원삼을 KIA전에 넣을 때 KIA가 4강 희망이 있으면 혹시 섭섭해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류 감독은 “그렇다고 원삼이를 한국시리즈서 만날 수 있는 SK나 두산전에 집어넣어 그 팀 타자들에게 원삼이의 공을 눈에 익게 할 이유도 없다”라고 했다. 이어 “누가 올라가든 빨리 순위가 결정됐으면 좋겠다”라고 웃은 류 감독은 “나는 다른 팀에게 의심을 사고 싶지 않다. 아직 원삼이의 등판 일정을 결정하지 못했는데. 로테이션을 지킬 생각이다”라고 했다.
류 감독의 고민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날 군산에서 KIA-롯데전이 은근히 관심이 가는 이유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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